'내우외환' 트럼프, 올여름도 본인 소유 골프클럽서 열흘 휴가

입력 2019-08-09 11:20  

'내우외환' 트럼프, 올여름도 본인 소유 골프클럽서 열흘 휴가
31명 숨진 총격 참사 '책임론'에 미중 무역전쟁, 북핵 등 현안 산적
前백악관 참모 "트럼프는 위기라고 생각안할듯…우쭐해서 휴가떠날 것"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3년 연속 본인 소유의 골프장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일 뉴저지주(州)에 있는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으로 휴가를 떠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까지 베드민스터에 머물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연방항공청(FAA)이 오는 18일까지 베드민스터에 임시 비행금지 명령(TFR)을 내린 점을 고려해 휴가 기간이 열흘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여름 휴가를 떠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은 편치 못할 것 같다고 AP는 예상했다. 내년 재선을 앞두고 국내외적으로 산적한 현안 탓에 정치적 위기에 몰린 탓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발생한 대규모 총기참사의 배경을 놓고 민주당 등으로부터 융단폭격식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모두 31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참사의 원인이 미국 사회의 어두운 구석에 숨어있던 증오 범죄에 '허가증'을 내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는 비난까지 퍼붓는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7일 아이오와주 벌링턴 유세에서 "이(트럼프) 대통령은 이 나라의 백인 우월주의의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고 '저격'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는 정치적 언어가 엘패소의 총격범인 패트릭 크루시어스(21)가 범행 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성명서(매니페스토) 내용인 '히스패닉 침략'과 유사하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지난 5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해 오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마저 이번 참사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으로 돌리는 듯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최근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전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을 테스트하는 주요 현안이라고 AP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자 이미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2천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 외에 나머지 3천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도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게다가 전임 오바마 정부 때 체결한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이란과는 호르무즈 해협 등에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판문점 만남 이후 북한과는 대화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크게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은 AP에 "그(트럼프 대통령)는 자신이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는 잘되고 있고, 중국은 압박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그저 소음일 뿐'이라는 게 그의 태도"라고 말했다.
스카라무치는 "언론은 그를 반대하며 그의 지지자들은 그를 여전히 지지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위협적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면서 "그는 기분이 우쭐해져 휴가를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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