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결국 승차 혁명의 과실은 카카오·우버의 몫일까

입력 2019-08-10 10:00  

[위클리 스마트] 결국 승차 혁명의 과실은 카카오·우버의 몫일까
정부 '택시제도 개편안' 발표 후 소규모 모빌리티 스타트업 '고사위기'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결국 카카오나 우버처럼 돈 많은 업체만 택시 손잡고 사업하라는 얘기죠."
지난달 17일 정부의 운송 서비스 제도 개편안 발표 당시 한 승차 공유 스타트업 대표는 핵심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아니나 다를까. 카카오는 정부 개편안 발표 이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택시 업계를 대상으로 비공개 사업설명회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택시 업계와 함께 11인승 이상 승합차 택시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택시 업체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아예 택시 운송가맹사업자로 뛰어들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정부 개편안에는 운송가맹사업자 기준을 4천대에서 1천대로 내리는 내용이 담겼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년 전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으로부터 총 5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자금력은 풍부하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는 조용히 '머니 게임'에 동참 중이다. 국내 카풀 사업에서 철수한 우버는 지난 4월부터 중형택시 호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버 택시'는 요금 20%(최대 5천원)를 깎아주는 할인 행사를 4개월 넘게 진행 중이다.
반면, 소규모 자본으로 카풀을 비롯한 여러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든 스타트업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어디고'는 지난 9일 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위츠모빌리티는 올해 3월부터 출퇴근 시간 카풀을 원하는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운전자도 3만명 이상 모집했다.
그러나 정부의 출퇴근 시간제한 규제와 택시업계의 지속적인 반발 등을 끝내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가입자 100만명으로 카풀 업계 1위를 달리던 '풀러스'도 중단된 서비스를 재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 모임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달 정부 발표 당시 "자칫 기존 택시 면허를 신규 모빌리티 사업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을 정부가 도와주는 모양이 될 수 있다"며 "이대로는 모빌리티 혁신의 다양성이 고사한다"고 우려했다.
이들의 전망은 점점 현실이 돼가는 것으로 보인다.
ljungber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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