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마지막 날 42명 몰려…게이 정치인 첫 대선후보로 나서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랍의 봄' 진원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대통령 선거에 100명 가까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튀니지 선거관리위원회가 9일(현지시간 ) 오후 6시 대선 후보자 등록을 마감한 결과, 무려 98명이 신청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다음달 15일 치러질 튀니지 대선의 후보 신청은 지난 2일 시작됐으며 마지막 날 42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유력한 후보로는 유세프 샤히드(43) 총리가 많이 거론된다.
세속주의 정당 '타하야 투네스당' 대표인 샤히드 총리는 2016년 8월 총리로 지명된 뒤 3년 동안 내각을 이끌어왔다.
샤히드 총리는 9일 대선 후보 신청서류를 제출한 뒤 "내가 사임할 법적 이유가 없다"며 총리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샤히드 총리 외에 압델카리 지비드 전 국방장관, 메흐디 조마 전 총리, 시민혁명 이후 임시대통령을 지낸 몬세프 마르주키도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튀니지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가진 이슬람 성향의 정당 엔나흐다는 국회의장 권한대행을 맡은 압델파타 무루를 후보로 내세웠다.
또 자신을 게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변호사 무니르 바투르(자유당 소속)는 튀니지 역사상 대선 후보를 신청한 첫 동성애자라고 외신이 전했다.
튀니지 선관위는 이달 말 대선 후보에 적합한 출마자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이번 대선은 오는 11월 17일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25일 베지 카이드 에셉시 당시 대통령이 건강 악화로 별세하면서 일정이 두 달가량 앞당겨졌다.
에셉시는 2011년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휩쓴 '아랍의 봄' 민중봉기 이후 튀니지에서 민주적인 선거로 처음 선출된 대통령이다.
에셉시가 사망한 뒤 모하메드 엔나세우르 튀니지 국회의장이 임시로 대통령직을 맡았다.
튀니지는 '아랍의 봄' 발원지로 정치적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 평가되지만, 높은 실업률과 물가 급등 등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