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경찰 "용의자, 극우·反이민 시각 드러내"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노르웨이 경찰은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현지시간) 수도 오슬로 인근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발생한 총격을 테러 사건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일간지 다그블라데트(Dagbladet)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 시도'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는 20대의 노르웨이 남성으로, 극우, 반(反)이민 시각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경찰은 또 용의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 점령군에 협력했던 노르웨이 정치인 비드쿤 크비슬링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용의자는 경찰 신문 과정에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토요일인 지난 10일 오후 오슬로 인근 베룸 지역의 '알 누르 이슬람 센터'에서 발생했다. 용의자는 사원에서 총격을 가했으나 기도 중이던 신도에게 제압된 뒤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해당 신도가 경상을 입었으나 다른 심각한 부상자는 없었다. 당시 희생제를 앞둔 사원에서는 5∼7명의 신도가 기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격 사건 뒤 이슬람 사원 인근의 한 주택에서는 용의자의 20대 친척 여성 한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살인 및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됐으나 향후 테러 혐의로 바뀔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일부 매체는 용의자가 이번 총격을 감행하기 몇시간 전에 온라인에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2곳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의 범인을 찬양하는듯한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5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크라이스트처치 총격범은 범행 전 작성한 성명서에서 노르웨이의 테러범 안드레스 브레이비크 등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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