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중국 군함이 필리핀과 사전 협의 없이 필리핀 영해를 통과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과 관련, 필리핀이 미국에 중국 군함에 대한 감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12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전날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중국 선박을 감시하기 위해 미국에 도움을 요청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파넬로 대변인은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조약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지난 3일부터 중국 탐사선 두 척이 필리핀 EEZ에서 탐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필리핀 외교부가 중국에 항의했다면서 "우호적인 두 국가 사이에 예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지난 9일 "올해 2월 이후 중국 군함 4척이 필리핀 당국과 사전 협의 없이 필리핀 시부투 해협을 통과했다"면서 미국에 중국 선박 감시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시부투 해협은 필리핀 남서부 타위타위주(州)에 있는 봉가오섬과 시부투섬 사이에 있는 폭 18마일(약 29㎞)인 좁은 해로다.
필리핀 영해를 무단 통과한 중국 군함은 필리핀 당국의 추적을 피하려고 자동식별시스템을 껐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달 말 중국을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거론할 것이라고 파넬로 대변인이 전했다.
PCA 판결은 필리핀이 제소해 2016년 7월 나온 것으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내용이다.
이런 가운데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에서 60대 40 비율로 중국과 석유 공동탐사에 합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달 말 방중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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