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크레딧' 조사…영국인 5명 중 1명꼴 식음료·의약품 구매
평균 56만원어치 구매…146만원어치 구매자도 80만명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 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에 대비해 영국인들이 40억파운드(약 5조9천억원)어치의 물품을 사재기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일간 가디언이 12일 보도했다.
금융업체 '프리미엄 크레딧' 조사 결과 영국 국민 5명 중 1명꼴로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 이미 식품과 음료, 의약품을 사재기했으며, 이를 위해 1인당 평균 380파운드(약 56만원)를 추가로 지출했다.
1천파운드(약 146만원) 이상을 사재기에 쓴 국민도 80만 명에 달했다.
영국민의 사재기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유럽산 제품이 영국에 들어오는데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보리스 존슨 신임 총리는 유럽연합(EU)과 협상이 성사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오는 10월 31일 EU를 탈퇴한다는 방침이어서 기한이 다가올수록 사재기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 애초 브렉시트 시행일로 잡은 지난 3월 29일을 몇 주 앞두고 실시된 비슷한 조사에서도 영국민의 17%가 물품을 비축하는 데 약간의 돈을 썼으며, 총지출 규모는 46억파운드(약 6조7천억원)로 추산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조사 결과, 물품을 미리 사둔 영국민의 74%는 식품을 구매했고, 50%는 약품을, 46%는 음료를 샀다고 응답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식음료 단체는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무질서가 현실화하면 영국에서 일부 신선식품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약회사들도 의약품에 대해 비슷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에 대비해 항공화물 운송능력을 비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의약품 부족 현상이 영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매달 영국에서 다른 유럽지역으로 향하는 의약품은 4천500만 상자, 2016년 기준 거래액은 120억파운드(약 17조6천억원)에 달한다.
보건 전문가들은 노딜 브렉시트가 다가올수록 가뜩이나 공급이 달리는 일부 의약품의 부족 현상이 유럽에서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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