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두고 첫 반기 실적발표…"엑손모빌처럼" 정유사업 확장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국제유가 하락에도 순이익 세계 1위 기업의 위상을 지켜갔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아람코는 12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469억 달러(약 57조2천억원)라고 밝혔다.
아람코의 상반기 순이익은 애플, 아마존, 다른 대형 석유회사들을 가볍게 따돌린 수준이다.
이번 실적은 아람코가 판매하는 원유의 배럴당 평균가격이 작년 상반기 69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66달러로 떨어진 가운데 발표됐다.
같은 기간 원유 생산량은 하루 1천만 배럴로 유지됐다.
재정전략을 담당하는 칼리드 알다바그 아람코 선임 부회장은 "우리에겐 지구에서 가장 크고 생산성 있는 원유 공급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상반기에 200억 달러(약 24조4천억원)를 소유주인 사우디 정부에 특별 지급한 것을 포함해 464억 달러(약 56조5천억원)를 배당했다.
소유주에 대한 배당은 작년 같은 시기 60억 달러(약 7조3천억원)와 비교할 때 대폭 증가한 것이다.
아람코는 2020년 또는 2021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만큼 이런 수준의 배당은 향후 지속되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자산운용업체 T로우프라이스의 전략가인 윌럼 비서는 "배당 정책이 아직 투명하진 않지만 아람코의 상장 후 배당 비율은 다른 석유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인 순이익의 50%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람코가 반기 실적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아람코는 12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채권 발행을 앞두고 지난 4월 연간 재무제표를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아람코는 작년 순이익이 1천110억 달러(약 135조2천억원)인 것으로 밝혀져 500억 달러(약 60조9천억원) 정도에 그친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기업에 등극했다.
아람코는 주식의 5%를 팔아 1천억 달러(약 121조8천억원)를 모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계획이 성사되면 역대 최대의 IPO로 기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상 첫 실적발표의 다른 한편에서 아람코는 인도 석유업체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의 주식 20%를 150억 달러(약 18조3천억원)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원유생산뿐만 아니라 정유에서도 글로벌 위상을 높이려는 조치로, IPO를 앞두고 주식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산업 다변화 신호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람코가 최근 사우디 내 정유시설을 확장하고 수년간 해외에서 정유 역량을 키울 거래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WSJ은 아람코가 퍼 올린 원유를 계열사에서 정제하고 가공하는 엑손모빌이나 셰브런 같은 기업으로 거듭나려 한다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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