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국제공항 운영 재개에도 300여 항공편 취소(종합2보)

입력 2019-08-13 11:33   수정 2019-08-13 11:44

홍콩국제공항 운영 재개에도 300여 항공편 취소(종합2보)
공항 측 "운항 일정 변경 예정"…이용객들에 주의 당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정상운항…"탑승수속 서둘러야"
시위 지도부, 공항 재집결 촉구…중국 당국, 무력개입 경고



(홍콩·서울=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김상훈 하채림 기자 = 시위대의 기습적인 점거로 폐쇄됐던 홍콩국제공항 운영이 13일 오전 재개됐지만, 300여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FP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국제공항은 이날 오전 6시 무렵 공항 탑승 수속을 재개했다.
현재 공항에 설치된 항공기 출발·도착 안내 모니터가 가동되고 있으며, 항공사 카운터에서는 탑승 수속이 이뤄지고 있다.
공항은 그러나 이날 운항 일정을 재조정할 것이며 각 항공편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안내했다.
공항 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현지시각) 현재 집계 결과 전날 자정부터 이날 밤 11시 55분까지 홍콩국제공항에서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 160편, 도착 예정이던 항공편 150편이 취소됐다.
공항은 웹사이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최신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반드시 항공편 출발 여부를 확인한 후 공항으로 이동할 것을 이용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홍콩국제공항 출발장 체크인 카운터에는 항공편 결항으로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했던 여행객 등이 몰리면서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긴 줄이 형성됐다.
전날 홍콩국제공항에서 밤을 새운 일부 여행객들이 피로에 지쳐 공항 의자 등에서 쪽잠을 자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만에서 왔다는 여행객 창야위안 씨는 "당초 상하이행 비행기가 어제 오후 4시 출발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스케줄 변경 끝에 결국 취소됐다"며 "공항에서 14시간째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여객기 운항이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날 오전 11시 무렵 인천공항에서 오는 KE603편이 홍콩공항에 도착하며,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KE604편이 낮 12시 5분께 출발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이날 자정 무렵까지 도착 5편, 출발 5편의 항공편이 예정돼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초 운항이 예정됐던 항공기를 좌석 수가 더 많은 항공기로 바꾸는 등 비상조치를 시행했다"며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시위로 인해 항공편을 이용하지 못한 고객들의 예약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공항에서 오는 OZ721편이 오전 11시께 홍콩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오후 1시 15분 무렵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여객편이 출발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자정 무렵까지 도착 2편, 출발 2편의 항공편이 예정돼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공항이 매우 혼잡하므로 항공편 이용객들은 탑승 수속을 서둘러 마친 후 출국장으로 들어올 필요가 있다"며 "고객들의 항공편 예약 변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홍콩국제공항이 송환법 반대 시위대에 점거되자 항공 당국은 '노탐'(NOTAM, Notice To Airmen) 공지를 통해 공항이 폐쇄된다고 전 세계 항공 종사자에 알린 데 이어 13일 오전 6시에 공항 운영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탐은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당국이 조종사 등 항공 종사자에 보내는 전문 형태의 통지문이다.
시위대 점거로 인해 홍콩 공항은 12일 밤과 13일 새벽 극소수 항공편을 제외하고 대부분 운항이 취소됐다.
연좌 농성을 벌이며 공항을 점거했던 시위대 1만여 명은 소수를 남기고 대부분 자진 해산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이 쏜 고무탄 또는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 탄환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아 실명 위기에 처한 데 분노해 공항으로 향했다.
유례없는 공항 점거·폐쇄에도 진압 당국과 시위대 사이에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일부 시위대는 붕대로 머리를 감싸 한쪽 눈을 가린 채 점거에 참여함으로써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를 표시하고 부상한 시위 참가자에 동조를 나타냈다.
손팻말과 붕대에는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죽인다" 등 당국의 과도한 물리력 사용을 비판하는 문구가 쓰였다.
대다수 시위대가 귀가한 뒤 이들이 사용한 각종 현수막과 배너도 대부분 치워졌지만 '눈에는 눈'이라는 낙서가 곳곳에 남았다.
시위를 주도하는 활동가들은 13일 오후 다시 공항에 모이자고 지지자들에게 촉구했으나 당국이 집회를 방치할지는 확실치 않다.
전날 중국 중앙정부는 시위대의 공항 점거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무력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앙인민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은 12일 성명에서 "세계 어느 곳도 이러한 극악무도하고 극단적인 잔혹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이러한 테러리스트 행위를 용납한다면 홍콩은 바닥없는 심연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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