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지중해 난민선의 미성년자 수용요구 거부

입력 2019-08-13 21:45  

스페인, 지중해 난민선의 미성년자 수용요구 거부
장관 "선장은 난민신청 자격 없어…국제법상 이탈리아로 가야"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정부가 지중해의 난민구조선 '오픈 암즈'에 탑승한 아프리카 난민 아동 31명을 수용해달라는 구호단체의 요구를 거부했다.
구호단체 측은 "유럽이 침묵하고 있다"면서 잇따라 입항과 난민 수용이 거부된 것에 분노를 표했다.
스페인의 주제 루이스 아발로스 공공개발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민영방송 텔레친포에 출연해 "오픈 암즈의 선장은 (배에 탑승한) 미성년자의 난민 자격을 신청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그는 스페인 법률에 따라 난민 신청은 본인이 직접 하거나 법률 대리인이 해야 한다면서 "국제법에 따라 바다에서 구조된 난민들은 가장 가까운 항구로 이동해야 하며 이 경우는 이탈리아"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페인의 구호단체 '오픈 암즈'가 지중해에서 운용하는 같은 이름의 난민 구조선의 선장은 지난 12일 몰타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미성년자 31명을 난민으로 받아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는 서한에서 이 아동들이 난민 자격 요건을 완전히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난민선 오픈 암즈는 유럽으로 가기 위해 뗏목과 소형보트를 타고 아프리카를 떠난 난민들을 지중해에서 구조한 뒤 현재 이탈리의 람페두사섬의 남쪽 해상에 있다.
현재 난민 151명이 타고 있는 오픈 암즈는 몰타와 이탈리아에 입항과 난민수용을 타진했지만 거부당한 뒤 12일째 지중해를 떠돌고 있다.
오픈 암즈 측은 잇따라 입항을 거부당하자 "우리는 버려졌다. 유럽이 침묵하고 있다. 인간성과 공감이 결여됐다"면서 입항을 거부하는 유럽국가들을 비난했다고 EFE 통신이 전했다.
한편, 스페인 출신의 영화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스페인 정부에 난민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바르뎀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스페인이 유럽연합(EU)에서 난민의 분산수용 문제를 주도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면서 "스페인은 오픈 암즈의 본부가 있는 곳이므로 스페인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오픈 암즈는 특별하고도 필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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