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앨런 그린스펀(9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 의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의 국채도 마이너스 수익률(금리)로 진입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 이미 적지 않은 글로벌 국채가 이미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도 예외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채권시장에서 장기 미 국채의 수익률 하락에 일조하는 국제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제로'(0) 밑으로 떨어지는데 아무런 장벽이 없다"고 말했다. 미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 투자자들은 투자금에 대해 수익률로 보상을 받는 일반적인 이론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맞물려 안전자산인 국채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독일과 일본 등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국채가 적지 않다.
미 CNBC 방송은 글로벌 국채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국채가 약 15조달러에 이르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미국 국채도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또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양적 완화 기조에 따라 최근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1.685%를, 2년물 국채는 1.665%에 거래됐다.
10년물 국채와 2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는 거의 2bp(1bp=0.01%) 정도까지 줄었다.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 수익률을 밑도는 이른바 '일드 커브' 역전 현상이 벌어지면 경기침체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30년 만기 미 국채도 이날 2.0951%까지 떨어져,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약간 웃돌았다.
글로벌 채권운영사인 핌코도 지난주 "투자자들이 궁극적 안전자산으로 보는 미 국채도 '마이너스 수익률'의 예외가 아니다"라면서 "(미중) 무역 긴장이 지속되면 채권 시장은 많은 투자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그런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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