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손 잡고 온 관람객들 "역사 잊지 말자…일본 제2침략 이겨야"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대한민국 힘내라!"
74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기념관이 있는 중국 상하이 도심의 푸칭리(普慶里·보경리) 골목에서 단체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한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성지(聖地)인 이곳 임정 청사 기념관에는 이날 중·장년 단체 관광객에서부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부, 대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여러 세대의 국민들이 찾아와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정신을 기렸다.
최근 일본의 기습적인 경제 도발로 한일관계가 벼랑 끝으로 치닫는 가운데 항일 역사의 상징적 장소인 상하이 임정 청사를 찾는 우리 국민의 발걸음이 최근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외교 소식통은 "최근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임정 청사와 윤봉길 의사 의거지 등 항일 유적지가 많은 상하이를 대체 해외 여행지로 찾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상하이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 임정 청사 기념관을 찾는 우리 국민은 평소 하루 평균 700명가량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하루 1천명을 넘는 날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정 청사 기념관을 찾는 관람객들도 냉각하는 한일관계 속에서 느끼는 바가 남다르다고 했다.
19개월 된 딸을 데리고 온 중학교 역사 교사 정성룡(37)씨는 "딸의 첫 해외 여행지로 상하이를 골랐다"며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본으로부터 제2의 침략인 경제 침략을 당했지만 과거와 달리 이번엔 꼭 이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임정 청사 기념관에는 자녀들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의 모습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초등학생 2학년 딸과 함께 온 남상원(37)씨는 "아이가 역사에 관심을 가질 나이가 되어 임정이 있던 상하이를 여행지로 선택했다"며 "저희는 비행기를 타고 편히 왔지만 독립 운동가들께서 어떤 심정으로 여기까지 와서 임정 활동을 하셨는지 돌이켜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곳 푸칭리 골목에 있는 청사는 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마지막으로 사용한 건물이다.
임시정부는 1919년 샤페이(霞飛·하비)로 321호의 큰 서양식 저택을 첫 청사로 삼아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후 10여 차례 이상 개인 집과 한인 단체 사무실 등을 전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가 1926년 현재 임시정부 기념관이 남아 있는 푸칭리 4호의 건물을 얻어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의거가 있던 1932년까지 사용하게 된다.
현재 임시정부 청사 기념관은 중국 정부 측이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중국 측과 내부 전시물 제공 등과 관련해 협조 체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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