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자 김규면·강상진 선생 묘 찾아 후손·교민 등 참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74주년을 맞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독립유공자를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광복절을 기념해 러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현지에 묻힌 대표적 독립유공자 김규면 선생과 강상진 선생의 묘를 찾아 헌화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헌화 행사에는 2인의 독립유공자 후손 10명과 고려인(러시아 지역 토착 한인) 동포, 현지 한국 교민 대표, 대사관 직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먼저 모스크바 시내 노보데비치 공동묘지에 있는 김규면 선생의 묘를 찾아 헌화하고 독립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공적을 기렸다.
뒤이어 참석자들은 모스크바 북동쪽 외곽의 프랴지노시 공동묘지에 있는 강상진 선생의 묘를 찾아 함께 헌화했다.
함경북도 경흥 출신의 김규면 선생은 1919년 3.1운동 후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거점을 옮겨 한인사회당 부의장 겸 군사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독립단을 조직해 활동했다.
1924년 5월 중국 상하이의 대한민국임시정부 교통차장 및 교통총장 대리에 선임되어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이후 다시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와 1930년대까지 독립운동을 하던 선생은 활동에 어려움을 겪자 러시아 모스크바로 옮겼으나 광복 이후에도 귀국하지 못하고 1969년 이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우리 정부는 2002년 김규면 선생에게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함경남도 이원 태생의 강상진 선생은 3.1 운동에 참여한 후 만주 장백현으로 망명, 독립운동단체인 대한독립군비단 장백지단 유일우 부대에 참여해 활동했다.
대한독립군비단이 고려혁명의용군대로 개편된 뒤에는 고려혁명군사의회의 헌병대장으로 활약했다.
1921년부터는 일본군이 지원한 러시아 백군과의 전투에도 참여해 일본군을 시베리아와 연해주에서 몰아내는 데 일조했다.
한국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이진현 주러 대사관 공사 겸 총영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조국의 독립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폭로하고 국권 회복을 위해 노력한 독립운동가들이 피와 목숨으로 쟁취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한일관계가 악화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영향으로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지금 순국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교훈 삼아 지혜롭게 위기상황을 헤쳐나가자"고 호소했다.
행사에 함께 한 강상진 선생의 손녀 강 스베틀라나는 "한국이 할아버지의 공훈을 인정하고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놀랐다"면서 "그를 기억하고 존경을 표하는 한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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