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후보 승리시 자유무역협상 확대·대외공동관세 인하 기조 변화 불가피할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상을 통해 정치적 성격을 배제하고 경제블록으로 거듭나려는 움직임을 보여온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아르헨티나 대선 정국의 영향으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 내에서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후보가 승리할 경우를 대비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브라질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아르헨티나가 좌파정권이 들어설 경우 보호주의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메르코수르의 6개월 단위 순번의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메르코수르 활성화를 위해 내세우는 자유무역협상 확대와 대외공동관세(TEC) 인하 등 2개 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EU를 시작으로 '자유무역협상 도미노'를 예고했고, 메르코수르가 역외 국가와의 무역에서 적용하는 TEC 세율을 현재의 14%에서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큰 지지율 격차로 앞선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지난달 초 부패 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을 면담한 후 메르코수르와 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합의가 수정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메르코수르-EU 합의가 지나치게 서둘러 발표됐다고 지적하면서 아르헨티나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예비선거 판도가 그대로 이어져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승리하면 메르코수르-EU 간의 FTA 체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브라질 정부는 아르헨티나의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메르코수르-EU FTA 체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페르난데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상황은 매우 불투명해진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FTA 체결에 합의했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가입했으나 대외 무역협상에 참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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