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그룹 나눠 군중 진압 훈련"…홍콩 시위 무력 투입 가능성 경고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윤구 안승섭 특파원 = 홍콩과 이웃한 중국 광둥성 선전의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15일 수천 명 규모의 중국 병력이 붉은 깃발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AFP 기자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이 스타디움 안에는 장갑차도 있었으며 밖에는 트럭과 병력수송 차량 수십 대가 늘어섰다. 또 병력 가운데 일부는 위장복에 무장경찰 휘장을 달고 있었다.
무장경찰은 지난해부터 중앙군사위원회의 지휘를 받고 있다.
선전의 선전만(灣)에 있는 스타디움은 홍콩에서 7㎞ 떨어져 있다고 AFP는 전했다. 선전만은 다리로 홍콩 북쪽의 신계(新界) 지역과 연결된다.
로이터통신은 무장경찰이 이날 경기장에서 군중 진압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제복 차림에 방패를 들고 홍콩 시위대가 입는 것과 비슷한 검은색 T셔츠를 입고 다른 쪽을 진압하는 훈련을 했다.
또 주차장에는 짙게 칠해진 100대 넘는 무장경찰 차량이 있었다.
이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선전으로 추정되는 도시에서 군용트럭이 줄줄이 시내 도로를 지나가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도 유포됐다.
이 동영상은 곧바로 삭제돼 중국 당국이 온라인 통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전날 베이징청년보 산하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에 따르면 중국 동부 전구 육군은 자체 위챗 계정 '인민전선'을 통해 선전 춘젠 경기장 안에 군용 도색을 한 차량이 대거 있는 사진을 공개하고 이곳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며 10주째 이어진 홍콩 시위 사태에 개입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앞서 중국 관영 언론인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는 지난 12일 동영상을 올리고 선전에 집결하고 있는 무장경찰이라고 설명했다.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이 동영상은 홍콩 시위대에 대한 중국의 엄중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위대가 벼랑 끝에서 물러서지 않고 임계점을 향한다면 국가의 역량은 언제든지 홍콩에 진입해 폭도를 제압할 것"이라면서 무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시위대의 홍콩 공항 점거 사태 이후 "테러리즘"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경고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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