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 당국이 오는 10월 말부터 여성 버스 요금 무료 정책을 시행한다고 NDTV 등 현지 매체가 15일 보도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 총리는 이날 오는 10월 29일부터 여성들은 델리 주 정부 산하 델리운송(DTC) 등이 운영하는 대중교통용 버스를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케지리왈 총리는 "이를 통해 여성의 안전이 보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델리 주의 공식 명칭은 델리 국가수도지구(NCT·National Capital Territory of Delhi)로 이 지역 내의 작은 행정구역의 이름을 따 흔히 뉴델리로도 불린다.
케지리왈 총리는 이곳에 기반을 둔 지역 정당 보통사람당(AAP)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여성은 누구나 델리 주의 버스와 지하철 무료로 탈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버스 관련 정책은 시행되지만, 지하철 요금 여성 무료 정책은 쉽게 추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델리 주 지하철은 주 정부와 연방정부가 공동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주 정부가 단독으로 관련 정책을 시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케지리왈 총리는 내년 초 지방의회 선거를 겨냥해 선심성 이벤트를 내놨다는 비판도 받는다.
더 절실한 경제 지원이나 치안 강화 등이 동반되지 않은 상황이라 버스 요금 무료 정책이 경제 약자인 여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재원·버스 수 부족, 남성 및 뉴델리 비거주자 식별 등도 당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AAP는 현재 지방의회는 장악했지만 지난 5월 연방의회 총선에서는 인도국민당(BJP)에 완패, 뉴델리 7석 가운데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앞서 뉴델리에서는 2012년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20대 여대생이 남성 6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한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이후 인도 당국은 치안 인력을 늘리고 여아 성폭행범을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법안까지 통과시켰으나, 성폭행 범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뉴델리 여대생 집단성폭행 사망 6주기 추모 행사가 열린 시기에 3살짜리 여아가 40대 경비원에게 성폭행당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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