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터키 군인 연기금 펀드가 강제청산 절차를 진행 중인 영국 2위 제철업체 브리티시 스틸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16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브리티시 스틸의 정부 파산관리인은 "최근 수주간 여러 잠재 구매자와 논의한 결과 '아태르'(Ataer)로부터 받아들일만한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산관리인은 "앞으로 합의를 마무리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그동안 브리티시 스틸은 평상시대로 고객에게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태르'는 터키 군인 연기금 펀드의 투자기구로, 터키 최대 철강업체인 '에르데미르'(Erdemir)의 지분 역시 절반 가까이 갖고 있다.
이번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으로 아태르는 브리티시 스틸의 재무상태를 판단할 수 있도록 회계장부 열람 우선권을 갖게 된다.
앤드리아 레드섬 영국 기업부 장관은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이 브리티시 스틸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레드섬 장관은 "영국은 철강 제조에 있어 아주 오래되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철강업의 미래가 지속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잉글랜드 스컨소프에 주 사업장을 두고 있는 브리티시 스틸은 5천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다른 협력업체 등 2만명의 고용과 연계돼 있다.
앞서 기업개선 전문 투자회사인 그레이불 캐피탈은 지난 2016년 인도의 타타 스틸로부터 적자에 빠진 브리티시 스틸을 단돈 1 파운드(약 1천500원)에 인수했다.
브리티시 스틸은 그러나 이후에도 파운드화 가치 절하,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의 요인으로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400여명을 구조조정하기도 했다.
브리티시 스틸은 청산을 면하기 위해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정부가 난색을 보이면서 결국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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