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티투치오네 다리' 설계한 스페인 건축가에 "벌금 1억 내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한국인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유명 관광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는 대운하(Grand Canal)를 가로지르는 네 개의 다리가 있다.
16세기 건축된 베네치아의 최초의 석조다리 '폰테 리알토'(Ponte Rialto)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베네치아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때 반드시 한 번은 건너게 되는 다리가 있다. '폰테 코스티투치오네'(Ponte Costituzione)이다.
매일 수천 명의 관광객이 이용하는 이 다리는 베네치아 대운하 교량 중 가장 최근인 2008년 완공됐다.
70년 만의 새 다리인 데다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디자인해 현지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대중에게 공개된 뒤 이 다리는 숱한 논란을 불렀다.
계단이 유리로 만들어진 터라 비가 오는 날이나 겨울철엔 미끄러져 다치는 사람이 속출했고, '장애인이 건널 수 없는 다리'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부실 설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끝내 법정 다툼으로까지 이어졌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치아 회계법원은 이에 대해 지난 13일 설계 결함이 있다며 칼라트라바에게 7만8천유로(약 1억원)의 벌금을 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20년 이상은 유지돼야 할 유리 계단이 벌써 마모가 심해 교체해야 하는 등 설계자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또 다리 건설에 애초 예상된 700만유로(약 94억원)를 훨씬 넘어선 1천160만유로(약 155억원)가 소요됐다면서 이러한 건설비 초과에는 설계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리를 설계한 이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유명 건축가이기에 이러한 부실은 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칼라트라바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트라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 미국 밀워키 미술관,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 송신탑 등의 건축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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