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게시물 공유했다가 뭇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유명 배우 류이페이(劉亦菲)가 홍콩 경찰을 지지했다가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류이페이는 전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중국 관영 매체 인민일보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을 공유했다. 류이페이는 웨이보에서 6천56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문제는 이 게시물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는 점이었다.
최근 홍콩에서는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의 빈백건(bean bag gun·알갱이가 든 주머니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하는 등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인한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류이페이의 인민일보 게시물 공유가 알려지자 거센 반발이 일었고, 이는 그가 주연하는 영화에 대한 보이콧 운동으로 이어졌다.
류이페이는 중국 남북조시대 여성 영웅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뮬란'의 주연을 맡았다. 내년 3월에 개봉하는 이 영화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1998)을 실사영화로 다시 만든 것이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류이페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 중 하나를 완전히 망쳤다"며 "그는 사람들을 두들겨 패는 홍콩 경찰의 야만성을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이페이는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미국에 이민을 가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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