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방한 쏠리는 시선…'포스트 훈련' 실무협상 재개 이어지나

입력 2019-08-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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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방한 쏠리는 시선…'포스트 훈련' 실무협상 재개 이어지나
美, 한미훈련 끝나자마자 실무협상 '8월내' 채비…방한기간 전격 성사 주목
다시 빨라지는 비핵화 협상 시계…비건 주러대사 거론 속 거취 언급도 관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오는 20∼22일 방한할 예정이어서 그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포스트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온 상황에서 방한 시점이 한미연합훈련 종료일(20일)과 맞물리면서다.
미국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북미 실무협상 모드에 본격 돌입하는 흐름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늦춰져 온 실무협상 테이블이 성사, 그동안 표류해온 비핵화 논의가 '8월 하순·말' 시간표에 맞춰 다시 본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국무부의 16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19일 1박 2일로 일본을 방문한 뒤 한국으로 이동, 22일까지 머무는 한·일 연쇄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지난 6월 말에 이어 한달여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한국을 찾았던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DMZ(비무장지대) 깜짝 회동'을 제안한 이후 판문점에서 극비리에 북측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위한 물밑조율을 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협의를 갖고 북미 실무협상 준비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일은 한미가 열흘간 일정으로 진행하는 연합지휘소 본훈련이 끝나는 날이다. 그만큼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는 대로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미국 측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읽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윗을 통해 김 위원장이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사과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되면 미사일 시험 발사도 멈추겠다는 뜻도 전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밝힌 바 있다.
조속한 실무협상 재개를 촉구해온 미국 측의 시선이 자연스레 한미연합훈련 종료 시점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미국 측은 그동안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 발사에도 "소형 단거리 미사일일 뿐"이며 미국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워 그 의미를 축소, 대화 기조를 유지하며 실무협상 재개 준비를 해 왔다.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지난 16일 발사에 이르기까지 지난 6월 말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 총 6차례의 미사일 발사를 해온 상황에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7일 북한의 발사가 대북 기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두어 주 안으로 협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측이 그동안 "북측이 준비되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 돼 있다"는 입장을 보여온 만큼,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 기간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구체적 진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국면에서도 북미 간 소통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해온 가운데 비건 대표의 방한 기간 판문점 등에서 실무협상 준비를 위한 북미 간 물밑접촉이 성사되거나 실무협상이 전격 재개될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양측의 물밑 논의 진전 여하에 따라 비건 대표의 전격적인 평양 방문 가능성 등을 점치는 시선도 있다.
미국은 그동안 실무협상 장소로 스웨덴 등 유럽을 선호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6월 30일 가진 판문점 회동에서 '2∼3 주내에'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으나 북한이 이후 한미연합훈련과 실무협상 재개 문제를 연계하면서 협상 시기가 당초 시한이었던 '7월 중순'을 넘긴 채 지연돼 왔다.
다만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이 곧바로 실무협상 재개로 연결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북미가 이번에 실무협상을 재가동하면 지난 2월 말 '하노이 노딜' 이후 멈춰 섰던 북한 비핵화 협상 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비건 대표의 새 카운터파트로 김명길 전 베트남주재 대사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무협상에서 일정한 진전이 이뤄지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고위급 회담을 거쳐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미국이 '창의적 해법'을 내세워 북한의 '입장 변화'를 촉구해온 가운데 양측이 비핵화 최종 상태 및 로드맵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힐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빅딜'"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가운데 접점 도출이 이뤄질지 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에 이목이 더욱 집중되는 것은 그가 10월 초 물러나는 존 헌츠먼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비건 대표가 러시아 대사에 발탁될 경우 북미 실무협상 진행 속도 등에 여파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자신의 거취 문제도 언급할지 주목된다.
비건 대표의 이번 한일 방문은 한일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한(8월 24일)을 앞두고 진행되는 것이어서 대북 대응 등을 위한 한미일 공조 균열 방지 방안을 위한 모색도 이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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