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떡볶이 열풍'…값싸고 중독성 있는 맵고 단 맛 '인기'

입력 2019-08-18 08:00  

인니 '떡볶이 열풍'…값싸고 중독성 있는 맵고 단 맛 '인기'
맥도날드 떡볶이 맛 치킨 이어 롯데리아는 '컵볶이' 출시
"부드러운 식감, 빠른 조리, 할랄 인증받은 떡으로 공급"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젊은 층에서 '떡볶이' 열풍이 불고 있다.
본래 외국에서 K-푸드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코리안 비비큐와 치킨, 비빔밥 등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들어 떡볶이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오쭈(OJJU), 오미자(OMIJA), 무지개(MUJIGAE)라는 한식 프랜차이즈에서 떡볶이가 주요 메뉴로 팔리고, 곳곳에 소규모 한국 분식점이 생겨나는가 하면 대형 패스트푸드점까지 관련 메뉴를 판다.
맥도날드가 올봄 떡볶이 맛 치킨을 출시했고, 롯데리아는 다음 달부터 떡볶이를 컵에 담아 파는 '컵볶이'를 인도네시아 22개 매장에서 판매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카르타의 오쭈 센트럴파크몰점에 만난 엔젤씨는 '클래식 떡볶이'를 먹으면서 "적당히 매운 게 좋다. 입에 딱 맞는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이 식당의 주방장 로나르도씨는 "인도네시아 젊은 사람들이 외식할 때 과거에는 일식을 가장 선호했는데, 2010년 이후 한국 드라마와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방영된 뒤로는 한국 음식이 인기"라고 말했다.
이어 "떡볶이의 달고 매운 맛을 손님들이 좋아한다"며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삼발(sambal) 소스에 익숙하다 보니 고추장 맛도 즐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발소스는 고추를 잘게 빻아 마늘과 젓갈, 식초, 소금, 라임주스 등을 넣어 만든다.
한국에서는 식당의 음식 맛이 좋은지 판단하려면 김치를 먹어보라고 하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그 식당의 '삼발소스'를 먹어보라 할 정도로 대중적인 소스다.
오쭈 센트럴파크몰점의 지난달 매출은 12억 루피아(1억원)이며 1위 메뉴는 치킨에 치즈를 얹은 메뉴고, 그 뒤를 떡볶이가 차지했다고 한다.



오쭈와 오미자, 무지개는 한식 프랜차이즈이지만, 모두 중국계 자본이 투입된 인도네시아 요식업 그룹들이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음식 맛은 철저히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맞춰져 있고, 가격 또한 현지인들이 감당할 수준으로 책정됐다.
떡볶이도 크림소스 떡볶이, 치킨을 얹은 떡볶이 등 다양하게 변형시켰다.



오쭈와 오미자에 떡볶이 떡을 매달 1.5t씩 독점 납품하고, 롯데리아에도 공급하게 된 한국 교민 문정완(51)씨는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류를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젊은 층에 떡볶이의 맵고 단 맛과 저렴한 가격이 먹혀들어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쭈와 오미자에서는 떡볶이 한 접시에 한국 돈으로 3천∼4천여원을 받고, 현지 소규모 분식점에서는 2천∼3천원을 받는다.
롯데리아는 컵볶이 가격을 2천100원(2만5천 루피아)으로 정했다.



문 사장은 본래 한국식당과 프랜차이즈에 어묵을 납품하다가 지난봄 현지인 입맛에 맞춘 떡볶이 떡을 개발하고 소스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그는 "현지인들은 이에 떡이 달라붙는 것을 싫어해 재료배합 비율을 조정해 좀 더 부드러운 식감으로 떡볶이 떡을 만들었고, 적정 수분율을 맞춘 후 진공 포장하는 방식으로 보관 기간을 늘리고 3분 내 빠른 조리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무슬림 손님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할랄인증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채주병 롯데리아 인니법인 영업팀장은 "2015년 4월에 비빔밥 메뉴를 출시했다가 2년 7개월 만에 접었던 경험이 있다"며 "작년 아시안게임 이후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진 것을 보고 '컵볶이'를 신메뉴로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채 팀장은 "떡볶이가 현지인들 입맛에 맞을 것으로 판단됐다"며 "출시 후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떡볶이 맛 햄버거 등 후속 메뉴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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