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시리아 IS 가담 '지하디 잭' 시민권 박탈

입력 2019-08-18 18:37  

英, 시리아 IS 가담 '지하디 잭' 시민권 박탈
캐나다 국적만 남아…英-加 정상 시민권 문제 충돌 전망
부모도 아들에게 송금후 '테러 지원' 혐의로 처벌 받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영국 정부가 지난 2014년 18세의 나이로 시리아에 건너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최근 귀국을 희망한 영국 청년 잭 레츠(24)의 시민권을 박탈하기로 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내무부는 최근 잭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조처를 내렸다.
이번 조치로 영국·캐나다 이중국적자였던 잭은 캐나다 국적만 보유하게 됐다.
신문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24∼26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두고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레츠의 국적 박탈 결정은 최근 물러난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내각이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의 부모인 존 레츠와 샐리 레인은 시리아에 있는 아들에게 돈을 송금했다는 이유로 '테러세력 지원' 혐의를 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5개월을 선고받았다.
선고 직후 이들은 "잭은 여전히 영국 시민이며 우리는 정부에게 그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잭이 영국에서 처벌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고 밝힌 바 있다.



'지하디 잭'이라는 별명이 붙은 레츠는 지난 2월 시리아의 쿠르드족 교도소에서 영국 ITV와 한 인터뷰에서 귀국을 희망하지만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에 의해 IS 활동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 그는 인터뷰에서 "죄를 지었고 벌을 받아 마땅하다"면서도 즉흥적인 처벌이 내려지는 시리아를 벗어나 적절한 처벌을 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최근 공개된 BBC와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영국의 적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서 아주 큰 실수를 저질렀음을 인정했다.
강박 장애 및 투렛 증후군(틱 장애)을 앓던 잭은 16살에 이슬람교로 개종하고 지역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잭은 이후 더 급진적인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점 과격한 사상에 경도된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2016년 이후 레츠와 같이 영국 시민권을 박탈당한 사람이 120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영국 정부는 2015년 IS에 합류한 지 약 4년 만에 귀국을 희망한 영국 소녀 샤미마 베굼(19)의 시민권도 박탈했다.
당시 영국 내무부는 그가 영국-방글라데시 이중국적이라는 점을 들어 영국 시민권을 박탈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정부도 "우리 시민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서며 논란이 됐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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