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캄보디아와 필리핀이 물밀 듯이 들어오는 중국의 온라인 도박 투자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안보와 공공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9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지난 18일 온라인 도박사업 신규 허가를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기존에 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허가 기간까지만 운영하고 사업을 접어야 한다.
훈센 총리는 "일부 외국인들이 온라인 도박으로 내외국인의 돈을 편취하거나 갈취해 안보와 공공질서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내외국인에게 온라인 도박사업 허가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훈센 총리가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캄보디아에 중국의 온라인 도박 사업 투자가 봇물 터지듯 쇄도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 남서부 작은 항구도시 시아누크빌에는 중국계 카지노와 호텔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무허가 건축이 기승을 부리는 등 갖가지 사회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무려 160개 건물이 최근 지어졌거나 공사 중이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중국 정부와 민간 기업이 프레아 시아누크주에 10억 달러(약 1조1천635억원)를 투자했다.
필리핀에도 중국계 온라인 카지노가 대거 생겨 현재 13만8천명가량의 중국인 근로자가 'Pogo'로 불리는 현지 온라인 카지노 사업장에 종사하는 것으로 필리핀 당국은 추산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지난 18일 군사시설과 가까운 곳에 있는 중국계 온라인 도박 사업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렌자나 장관은 "중국 기업이 자국 정부의 정보수집에 도움을 줘야 상황에서 개인이 그런 일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필리핀에서는 중국 카지노들이 필리핀 육·해·공군사령부, 경찰청 등과 지근거리에 있음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안보 우려가 제기됐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