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K 연루 혐의로 기소…지방선거 5개월 만에 시장직 박탈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 중앙정부가 테러 단체와 협력했다는 이유로 친(親) 쿠르드 성향의 야당 소속 시장 3명을 해임했다.
터키 내무부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드난 셀추 므즈라크르 디야르바크르 시장과 아흐메트 튀르크 마르딘 시장, 베디아 외즈곡체 에르탄 반 시장 등 3명을 해임하고 각 시가 소속된 주의 도지사가 시장직을 겸임한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성명에서 이들이 쿠르드족 분리·독립주의 테러 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지령을 받아 활동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해임 사유를 설명했다.
또 이들은 테러리스트의 장례식에 참석하거나 거리에 테러 조직원의 이름을 붙이는 등 테러 단체를 선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지방선거에서 모두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 민선 시장에 당선됐다.
므즈라크르 디야르바크르 시장은 지방 선거에서 63%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튀르크 마르딘 시장은 56%, 에르탄 반 시장은 54%의 지지율로 시장직에 올랐다.
5개월 만에 시장직을 박탈당한 이들은 모두 친 쿠르드 당인 인민민주당(HDP) 소속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소속된 정의개발당(AKP)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HDP가 PKK와 관련돼 있다고 비판했으나, HDP는 PKK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세자이 테멜리 HDP 공동대표는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HDP 소속 시장 해임은 명백하고도 새로운 정치적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HDP와 쿠르드족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터키인과 민주 세력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터키는 2016년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PKK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HDP 소속 시장 수십명을 해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HDP 후보들이 PKK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또다시 해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1978년 창설한 PKK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목표로 폭력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테러를 자행해왔다. 터키 정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4만명 이상이 PKK의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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