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비행기 구설 오르자 "내가 제공…해리 지키는 게 내 의무" 두둔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영국 팝가수 엘튼 존(72)이 최근 잦은 자가용 비행기 이용으로 구설에 오른 해리(34) 왕자와 메건 마클(37) 왕자비를 두둔하면서 영국 언론을 겨냥해 "다이애나를 잊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엘튼 존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사실을 왜곡하는, 악의적인 언론 때문에 매우 고통스럽다"며 해리 왕자 부부의 자가용 비행기 여행을 보도한 영국 언론을 비난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아들 아치와 함께 14일 프랑스 니스를 찾았는데, 12인승 세스나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간 게 논란이 됐다.
평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기후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해왔던 해리 왕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교통수단인 자가용 비행기 여행으로 영국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더 선지는 "'환경 전사'인 마클과 해리 왕자가 기름을 잔뜩 먹는 스페인 이비사 여행 후에 자가용 비행기로 프랑스에 갔다"라는 제목으로 해리 왕자 부부의 여행을 자세히 다뤘다.
데일리 메일은 마클이 아치를 안은 모습을 싣고 '올여름 세 번째 자가용 비행기 여행 후 석 달 된 아치를 달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언론이 해리 왕자 부부를 물고 늘어지자 엘튼 존은 "일과 자선 활동으로 바쁜 그가 우리 집에서 평화롭게 가족과 휴일을 보내기를 바랐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와 데이비드(엘튼 존의 배우자)가 자가용 비행편을 제공했다"고 공개했다.
엘튼 존은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는 친애하는 내 친구 중 한명이었다.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내몬 언론의 불필요한 침범에서 해리와 그의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며 영국 언론에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다이애나비는 해리 왕자가 열두 살 때인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들의 집요한 추적을 따돌리려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엘튼 존은 장례식에서 '캔들 인 더 윈드(Candle in the Wind)'를 다이애나비에게 헌정했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해리 왕자가 마클과 사귄다는 사실을 공개한 이후 최근까지도 마클에 대해 선정적인 보도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마클은 지난달 패션잡지 '보그' 9월호 제작에 객원 편집자로 참여했는데 영국 언론들은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 때 너무 바빠서 그를 만날 수도 없었던 마클이 어떻게 객원 편집자로 참여할 시간이 났는지 의문이라며 공격했다.
앞서 해리 왕자는 2016년 당시 여자친구였던 메건에 대해 언론들이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보도를 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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