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실패를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을 주미 대사로 임명하려는 시도를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취재진을 만나 "아들에게 실패를 경험하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상원 인준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주미 대사로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권에서 네포티즘(족벌 정치)에 대한 거부감으로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 대사로 임명하는 데 반대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에두아르두 의원이 주미 대사로 임명되려면 상원 외교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전체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4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의 자체 분석에서 찬성 의사를 확실하게 밝힌 의원은 15명에 그쳤다. 30명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35명은 구체적인 입장을 유보했다. 상원의장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다.
본회의에 앞서 외교위원회를 통과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체 위원 19명 가운데 과반 찬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 8일 에두아르두 의원에게 주미 대사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내준 사실을 브라질 외교부에 통보했다.
그러나 좌파와 중도 성향 정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인준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상원 입법 자문단은 지난 17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 대사로 지명하는 것을 사실상의 '네포티즘'으로 규정했다.
정치권의 반대로 에두아르두 의원을 주미 대사로 임명하려는 시도가 좌절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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