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압류도 병행…"극우 부총리 납치 혐의 조사 일환"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검찰이 19일째 지중해상에 발이 묶인 스페인 구호단체 '오픈 암즈'(Open Arms) 난민 구조선에 대해 선박 압류와 함께 난민들의 하선을 명령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검찰의 하선 명령은 시칠리아 아그리젠토 지방검찰청 소속 루이지 파트로나지오 검사가 선박에 직접 올라 현장 조사를 하고 항만 당국자와 면담한 뒤 이뤄졌다.
강경 난민 정책을 주도하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구조선 입항을 거부하면서 불거진 납치 혐의에 대한 조사의 일환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픈 암즈는 트위터에 "끝내 악몽이 끝나고 83명의 난민이 육상에서 즉각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썼다.
다만, 난민들이 언제 하선하게 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달 초 난민 구조 활동을 개시한 오픈 암즈 구조선은 애초 리비아 연안에서 구조한 난민 160명을 태운 채 이탈리아와 몰타 입항을 타진했으나 모두 거부당했다.
이후 미성년자와 긴급한 치료를 해야 하는 난민들이 차례로 하선을 허락받아 현재는 80명 이상이 선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구조된 난민의 승선 시점을 기준으로 19일째 '해상 미아'로 남아있는 셈이다.
특히 이날 장기간의 열악한 선상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난민 15명이 바다로 뛰어내려 경각심을 고조시켰다. 이들은 스스로 헤엄쳐 육지에 닿으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난민들은 모두 구조돼 선박으로 되돌려 보내지거나 인근 치료소로 옮겨졌다.
구조선 내 난민들의 동태를 모니터링해온 파트로나지오 검사는 "자칫 폭발하기 쉬운 상황"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묘사하기도 했다.
앞서 남부 알헤시라스나 마요르카섬 등의 입항을 허가하겠다고 밝힌 스페인 정부는 오픈 암즈가 항해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고 난색을 보이자 난민들을 직접 데려오고자 군함을 파견했다.
현재까지 프랑스, 독일, 루마니아, 포르투갈, 스페인, 룩셈부르크 등 유럽연합(EU) 6개국이 해당 난민들의 분산 수용 의사를 밝힌 상태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