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 미 해병사령관 "동맹 간 군사정보 공유 중요"

입력 2019-08-21 11:11  

버거 미 해병사령관 "동맹 간 군사정보 공유 중요"
"지소미아 연장 문제 잘 풀릴 거로 낙관…한일관계 외교로 풀어야"
한일 주둔 美해병대 감축 가능성 '일축'…"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데이비드 H. 버거 미 해병대 사령관은 21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문제와 관련해 "잘 풀릴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버거 사령관은 이날 오전 도쿄 뉴산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일 간에 파기 가능성이 거론된 지소미아에 대해 "군사적으로 우방 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그 같이 언급했다.
그는 "내 임무는 억지력을 유지하고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정책 문제에선 한일 당국자들이 잘 풀어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연장 여부 결정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지소미아가 폐기될 경우의 대응 방안에 대해선 "플랜 B나 C 같은 백업 계획을 현 단계에선 추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버거 사령관은 또 경색된 한일 관계는 "두 나라가 외교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거듭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군사적 관점에선 북한의 당면한 위협과 장기적인 중국의 위협에 대해 한미일 3국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 간의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너무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다"면서 현재의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을 우려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동맹관계가 도전받고 있지만, 공통의 적과 위협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자신이 낙관한다고 밝힌 이유를 부연 설명했다.



지난달 11일 미 해병대 수장으로 취임한 버거 사령관은 오키나와(沖繩) 등지의 미 해병대 기지를 방문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그는 방일 일정을 마치고 주한미군 기지도 둘러볼 예정이다.
버거 사령관은 초임장교 시절인 1982년 주일미군 기지에서 처음 근무하는 등 이 지역에서 7~8년을 보냈다며 동맹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뉴올리언스 툴란대(大) 출신으로 1981년 보병 장교로 임관한 버거 사령관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했고, 미 국방부에서 기획, 정책, 작전국장을 지냈다.
또 해병원정대와 태평양 지역 해병대를 지휘했다.
버거 사령관은 "어제 자위대 간부들을 만나 여러 의견을 교환했다"며 오키나와 기지 등을 돌아보면서 자위대와 미군이 일체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위대 소속 정비공들이 미군 항공기를 정비하는 등 자위대와 미군은 하나가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며 "정말 멋진 일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 도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같은 훈련을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며 잠재적인 적에 잘 대응하도록 해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거 사령관은 자위대 간부들과의 접촉에서 일본 측이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F35B를 도입하고 싶어하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F35B는 단거리 이륙과 수직 착륙이 가능한 최신예 미국산 전투기로, 일본 정부는 경항모급 헬기 탑재 호위함인 이즈모를 개조해 이 전투기를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버거 사령관은 한국과 일본에 주둔 중인 미 해병대 병력의 감축 가능성에 대해선 "위협을 억지하는 관점에서 이 지역은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병력 감축이나 후방 배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중국의 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남중국해 상황에 대해선 "자유롭고 열린 곳이 돼야 하고 이에 배치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중국의 위협에는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버거 사령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자위대를 명기하는 방향으로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미국(미군)의 공식 입장을 묻는 말에는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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