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고 본고장에서 '꿈의 무대' 오른 99세 아일랜드 참전용사

입력 2019-08-22 07:06  

탱고 본고장에서 '꿈의 무대' 오른 99세 아일랜드 참전용사
맥매너스, 아르헨티나 세계탱고선수권대회에 최고령 출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탱고선수권대회에서 우승자 못지않게 뜨거운 박수를 받은 참가자가 있었다.
몇 달 후면 100세가 되는 아일랜드의 제임스 맥매너스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던 맥매너스는 지난 2002년 아일랜드에서 우연히 탱고를 추는 커플을 보고 탱고에 입문했다.
맥매너스는 AP에 "그들이 무대에 올라 세상에서 가장 멋진 춤을 췄다. 환상적이었다. '나도 저걸 해야만 해'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곧장 탱고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그 후로 지금까지 탱고의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친구들이 탱고 본고장 아르헨티나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선물했다. 맥매너스는 내친김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탱고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

등 번호 130번을 단 맥매너스가 아르헨티나 출신 파트너 루시아 세바와 함께 무대에 올랐을 때 관중은 기립박수를 쳤다.
비록 예선 통과엔 실패했지만 대회 최고령 참가 기록을 갈아치웠고, 마지막 날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주최 측의 기념패를 받으며 관중의 환호를 끌어냈다.
맥매너스는 "탱고의 음악과 춤 리듬은 정말 아름답다"며 "좋은 운동이기도 하다. 모든 근육을 움직이고 무대에서 파트너를 주도해야 하기 때문에 두뇌도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탱고 예찬론을 폈다.
그는 탱고가 자신의 삶을 바꿔놓았으며, 탱고 덕분에 더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그는 "탱고를 배우기 전에는 밖에 잘 나가지도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누가 '어디에 탱고 무대가 있다'고 하면 '금방 갈게'라고 말한다. 수백 명, 수천 명의 친구도 생겼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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