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르-373' 공개…이란 대통령 "군과 국민에 큰 선물"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군은 22일(현지시간) '국방산업의 날'을 맞아 자체 개발한 장거리 대공 방어 미사일 시스템인 '바바르-373'을 공개했다.
이란군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최장 반경 300㎞, 최고 고도 65㎞ 안의 비행체를 탐지·추적해 격추하는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로, 여러 기종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또 동시에 표적 100개를 탐지해 6개를 한 번에 요격할 수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바바르-373이 러시아의 대공방어 미사일 시스템인 'S-300'의 이란형 모델로 불린다고 평가했다.
이날 공개 행사에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 이란 정부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바바르-373은 S-300보다 훨씬 더 강력해 S-400에 가깝다"라며 "이란군과 국민에 큰 선물이 될 것이다"라고 축사했다.
이 시스템의 초기 모델은 2016년 8월 처음 공개됐다.
이란군은 2007년 러시아와 대공방어 미사일 시스템 S-300을 도입하기로 계약했지만 2010년 러시아가 유엔의 대이란 무기 금수조치에 동참하면서 계약 이행이 중단되자 국산 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기로 하고 바바르-373 개발에 착수했다.
이란은 대공방어 미사일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고 여러 차례 발표했지만 실제 성능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간 일부 서방의 군사 전문가는 이란군이 국방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실제 성능보다 과장해 발표한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그러나 6월 20일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미국의 첨단 무인정찰기(드론) '글로벌 호크'를 일몰 전 정확히 격추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평가받았다.
글로벌 호크를 격추한 자체 개발 대공방어 미사일 시스템은 '세봄 호르다드'였다.
이란은 2016년 1월 핵합의가 이행되면서 제재로 수입이 중단됐던 러시아의 S-300도 들여와 실전에 배치했다.
이란은 중동의 군사 강국이지만 적성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비해 공군력이 취약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공방어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란군은 미국과 긴장이 커질 때마다 자체 개발한 무기를 공개한다.
이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정면 대응할 수 있는 군사력을 보유했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강조하는 동시에 자칫 이에 동요할 수 있는 국내 민심도 안정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