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제재 계열사 46곳 중 11곳 연구개발거점, 1차 땐 68개중 1곳뿐
생산·판매서 연구분야 확대로 '중국 첨단산업에도 타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이 이달들어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계열사 46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추가하는 2차 제재를 단행한 것은 5세대 이동통신(5G) 등 첨단기술영역에서 이 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제재대상 계열사 46곳 중 중 최소한 11개곳이 화웨이의 연구개발거점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이는 화웨이가 전 세계에 두고 있는 연구개발(R&D) 거점의 20%가 넘는 것이다. 이 신문은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 생산과 판매분야에 치중해온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연구분야로 확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는 5월에 화웨이에 대한 1차 제재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9일 2차 제재를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 자체 분석 결과 1차 제재 때 금수조치 대상으로 지목한 68개 계열사 중 연구개발거점으로 보이는 곳은 1곳 뿐이었으나 2차에서는 제재대상 46곳 중 적어도 11곳이 연구개발거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전 세계에 40개 이상의 연구소와 기술개발거점을 두고 있다. 이중 루터 등 통신기기의 핵심부품 개발거점인 '베이징(北京)연구소'를 비롯, 청두(成都)시와 항저우(杭州)시, 시안(西安)시 등 중국내 주요 연구소가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해외에서도 통신기기용 마이크로파를 연구하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연구센터'와 반도체 가공용 포토닉스(光공학) 기술을 개발하는 영국 거점 등이 포함됐다.
이들 계열사는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부품을 새로 이용할 수 없다. 통신기술 전문가인 대만의 한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의 연구개발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통신기술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등 폭넓은 분야의 연구개발을 추진해 경쟁력을 높여 왔다. 매년 연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작년 연구개발비는 1천15억 위안(약 17조3천억 원)에 달했으며 세계적으로 19만여명에 이르는 직원의 40% 이상이 연구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세계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연구개발비 순위에 따르면 화웨이는 1위인 삼성전자, 2위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등에 이어 세계 5위였다. 12위로 일본 기업 중 가장 순위가 높은 도요타자동차의 연구개발비 보다 40% 이상 많다.
화웨이는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의 핵심기업의 하나로 중점분야인 5G 등에서 통신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첨단기술 연구분야로 확대됨에 따라 화웨이 뿐 아니라 중국의 첨단산업에도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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