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정국 위기 분수령'…대통령, 정당 수뇌부와 새 연정 논의

입력 2019-08-2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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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정국 위기 분수령'…대통령, 정당 수뇌부와 새 연정 논의
마타렐라, 민주당-오성운동과 면담 결과 주목…불발되면 조기 총선 현실화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의 사임으로 '극우 포퓰리즘' 연립정부가 사실상 해체된 가운데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주요 정당 대표들을 만나 새 연정 구성 논의를 이어간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 집무실인 퀴리날레궁에서 연정 붕괴와 함께 결별 수순에 들어간 극우 정당 동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수뇌부와 잇따라 개별 면담을 한다.
최대 야당인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창설한 중도 우파 전진 이탈리아(FI), 또 다른 극우 정당 이탈리아 형제들(FdI) 등과도 협의가 진행된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각 당 대표들로부터 현 정국 위기 상황에 대한 견해를 청취하고 새 연정 구성의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정계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정당 수뇌부와의 만남인 만큼 이날 협의 결과가 정국 향배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연정 구성의 '캐스팅보트'를 쥔 민주당이 전날 오성운동과의 연정 구성 협상을 공식화함에 따라 협의 내용이 더 주목되는 상황이다.
두 당은 조직의 태생과 성격이 완전히 달라 오랫동안 의회 내에서 '앙숙'처럼 지내왔다.
오성운동은 민주당을 서민의 삶을 도외시하는 '엘리트 정당'이라고 비난하고 민주당은 오성운동을 대중 영합의 '포퓰리스트들'이라며 등을 돌렸다.
작년 3월 총선 이후 다수당 지위에 오른 오성운동이 애초 민주당과 연정 구성을 협의했으나 끝내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이념 성향이 판이한 동맹과 연정을 꾸린 전례가 있다.



하지만 지난 8일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일방적으로 연정 붕괴를 선언하고 조기 총선을 요구한 이래 두 당은 '반(反)동맹' 전선을 형성하는 등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기 총선을 통한 독단적인 극우 정권 출현을 막아야 한다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현지에서는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연정을 현재의 권력 공백을 메울 유력한 대안으로 꼽고 있다.
두 당이 연정을 구성하려면 일단 구체적인 정책안에 대한 협상을 타결한 뒤 마타렐라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연정이 제안될 경우 마타렐라 대통령은 3년여 남은 내각 임기를 무사히 채울 수 있을 정도로 기반이 탄탄한지를 우선 고려해 승인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당의 연정 구성이 무산되면 결국 조기 총선을 결단할 것으로 보인다.
정계 안팎에서는 연정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최악의 침체 국면에 있는 이탈리아 경제에 더 큰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번 주 후반 또는 늦어도 내주 초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마타렐라 대통령은 연정 구성 협의 첫날인 전날 의회 상·하원 의장단 및 상원의 소수 정당 대표들을 만나 정국 위기 상황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 상원 소수당 대표들은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연정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현지 ANSA 통신은 전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또 부재 중인 조르조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과 전화로 정국 타개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헌법은 연정 구성 등 국가적 이슈와 관련해 현직 대통령이 국가 원로인 전직 대통령과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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