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이재용 대법원 판결…'지소미아 파기'로 소재확보 또 걱정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이 또다시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 한일관계 경색 등이 모두 새롭게 등장한 '돌발 변수'는 아니지만 가뜩이나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 '큰 걱정거리'가 동시에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삼성은 21일 대법원이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판결을 오는 29일 선고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업계 파장 등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당초 올 상반기로 예상되던 것이 점점 늦어져 최근에는 연말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던 터에 당장 다음주로 결정되면서 삼성으로서는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항소심 집행유예 선고가 유지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자칫 파기 환송될 경우 또다시 오랜 법정 다툼을 해야 하는 데다 상황에 따라 불리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이달 중 판결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리든 당장 이 부회장의 거취가 달라질 것은 없지만 삼성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어 걱정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양국간 외교·안보 사안이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일본 정부가 이를 빌미로 또다시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의 수위를 높일 경우 삼성의 전자 계열사들로서는 또다시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나마 화성 반도체 공장의 극자외선(EUV) 생산라인에 필요한 포토레지스트를 최근 상당 물량 확보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차에 불확실성 요인이 또다시 발생한 셈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에 필수적인 고순도 불화수소(HF)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요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는 일본이 한달 이상 단 한 건도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은 상태여서 불안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런 잇단 상황 변화와 향후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계열사 임원은 "반도체와 모바일 등 주력 사업의 글로벌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돼 부담이 크다"면서 "그러나 지난 몇년간 여러 위기 상황을 넘겼기 때문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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