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오대호 익사 사고 71건, 미시간호수 34건 차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도심 미시간호변에서 파도에 휩쓸린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들었던 30대 남성이 결국 숨졌다.
시카고 경찰 발표에 따르면 시카고 교외도시 블루아일랜드에 사는 레인 파디야(35)는 22일(현지시간) 오후 1시50분께 시카고 31번가 비치에서 호수에 빠진 여자 어린이(11)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방파제 위를 걷던 어린이가 강한 파도에 휩쓸려 호수로 빠졌고, 파디야가 달려가 몸을 던져 어린이를 구조했으나 정작 본인은 스스로 물에서 나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의식을 잃은 파디야는 호변에 배치돼있던 인명 구조요원들에 의해 물 밖으로 꺼내졌다. 구조요원들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응급구조 당국이 곧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회생하지 못했다.
응급구조 당국은 파디야가 수면 아래 잠겨있던 시간은 단 4분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구조된 어린이는 치료를 받고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WGN방송은 이날 오전 시카고 일원의 미시간호수에 강한 바람이 불고 2m에 달하는 높은 파도가 일면서 이안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호변 위험 경보'와 함께 '수영 금지령'이 내려진 바 있다고 전했다.
이 경보는 오는 24일까지 유효하다.
당국은 미 중서부 지역에 지난 겨울 늦게까지 쏟아진 폭설과 기록적인 봄철 홍수 등으로 인해 오대호 수위가 예년보다 크게 높아져 있다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민간단체 '오대호 서프 구조 프로젝트'(GLSRP)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오대호 익사 사고 건수는 71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시간호수에서 발생한 사고가 34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이리호 18건, 휴런호와 온타리오호 각 8건, 슈피리어호 3건 등이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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