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지난달 4일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에 억류됐다가 45일 만인 18일(현지시간) 풀려난 이란 대형 유조선 '아드리안 다리야-1호'의 행선지가 그리스에서 터키로 변경됐다.
24일(현지시간) 선박 정보사이트 마린트래픽스에 따르면 이 배의 목적지가 방면 때 등록된 그리스 칼라마타 항구에서 터키 남부 메르신 항구로 바뀌었다.
변경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리스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와 접안 시설의 규모 등을 고려해 이 이란 유조선에 대해 입항 허가와 같은 항해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차선책으로 터키로 항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배의 목적지는 해당 항구의 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선박자동식별장치(AIS)에 임의로 입력할 수 있는 만큼 터키 메르신 항구가 실제 목적지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24일 오전 이 배의 위치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섬 부근의 지중해상으로 일정한 속도로 안정적으로 항해 중이다. 현재 속도라면 약 1주일 뒤 메르신 항구에 도착할 수 있다.
지브롤터 당국은 이 배가 시리아로 원유를 운반하려 해 유럽연합(EU)의 대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억류했다.
미국 AP통신은 터키 메르신 항구가 시리아의 바니야스 정유 시설에서 약 200㎞ 거리라는 점을 들어 원유의 종착지가 시리아라는 의심을 여전히 거두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터키 부근의 공해에서 선박을 이용한 환적(換積·운송 중인 화물을 다른 운송수단에 옮겨 싣는 것) 수법으로 이 배에 실린 이란산 원유가 결국 시리아로 향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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