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아마존 화재 대처 한목소리…각론에선 분열(종합2보)

입력 2019-08-25 08:02  

유럽, 아마존 화재 대처 한목소리…각론에선 분열(종합2보)
G7서 논의 필요성에 공감…'EU-메르코수르 FTA' 비준과 연계엔 시각차
독일·스페인·영국, 프랑스의 'EU-메르코수르 FTA 비준 연계' 방침에 반대


(브뤼셀·비아리츠=연합뉴스) 김정은 김용래 특파원 = 유럽 국가들이 아마존 열대우림의 훼손과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의 비준을 연계하는 방안을 두고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EU의 양대 축인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스페인 등 주요국들은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에 대한 긴급대처 필요성에는 한목소리를 냈지만, 이 문제를 EU-메르코수르 FTA 비준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드러냈다.
올해 G7(주요 7개국)의 의장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국의 대서양 연안도시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문제를 기후변화의 화급한 과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주간 영상 메시지에서 마크롱 대통령에게 지지를 표명하면서 G7 정상들이 아마존 화재 앞에서 "침묵을 지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G7 정상들이 지원 방법을 논의하고 열대우림 화재를 멈추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분명한 요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마존 화재에 대한 대응으로 EU-메르코수르 FTA를 비준하지 않겠다는 프랑스의 입장을 두고는 양국이 이견을 노출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변인은 EU-메르코수르 FTA에 반대하겠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은 아마존 화재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계속해서 어기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EU-메르코수르 FTA를 비준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그에 앞서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의 리오 버라드커 총리도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역시 이날 비아리츠에서의 기자회견에서 EU-메르코수르 FTA와 관련,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이 파괴되도록 두는 한 "비준이 원만하게 이뤄지리라 상상하기 어렵다"며 마크롱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독일·스페인·영국은 이런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메르켈 총리의 대변인은 이는 아마존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화재 규모는 걱정스러운 수준으로, 우리는 브라질이 이 심각한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하는 것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EU-메르코수르 FTA를 막는다는 (프랑스 등의) 견해를 공유하지 않는다"면서 "이 FTA는 두 경제 블록에 막대한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스페인은 남미공동시장에 참여하는 국가들의 다수를 과거 식민지로 거느린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다른 유럽국가들과는 다르게 중남미권과 매우 가까운 특수 관계를 유지해왔다.
EU 탈퇴를 앞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이날 비아리츠에 도착해 "글로벌 자유무역이 지금처럼 매우 어려운 시기에 또 하나의 무역협정을 취소하는 것은 나라면 주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31일 EU 탈퇴를 준비하고 있는 영국은 중남미 국가들을 포함해 세계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준비하는 등 교역 파트너 확대에 나서고 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28일 브뤼셀 각료회의에서 FTA 협상을 타결했지만,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 올해 들어 산불 발생이 급증하고 삼림 훼손도 심해지면서 EU-메르코수르 FTA 비준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EU는 FTA 협정을 맺는 조건으로 브라질이 파리기후변화 협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협정을 탈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2030년까지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을 파괴하는 불법 벌목의 완전 종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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