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축·콩재배로 밀림 황폐화…최대수입국 중국, 무역전쟁에 브라질로 수입 변화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산불이 3주째 확산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쇠고기와 콩 산업이 산불의 한 원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아마존 개발을 공약으로 내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부 출범 이후 아마존에서는 산불이 크게 늘어 국제 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쇠고기 수출국으로, 지난해 164만t을 수출했다. 브라질 육우 수출협회에 따르면 중국이 최대수입 국가이고 이집트, 유럽연합(EU) 등도 주요 고객이다.
최근 20년간 쇠고기 수출량과 수출액은 거의 10배 늘었다. 브라질 쇠고기 산업은 JBS, 미네르바, 마르프리그 등 3개 육류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연구원인 호물로 바티스타는 "방대한 목축 산업은 아마존 황폐화의 주원인"이라며 "아마존에서 숲이 사라진 곳의 65%가 방목장으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또 브라질의 주요 작물인 콩이 밀림을 황폐하게 만드는 또 다른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브라질에서 콩 재배는 1970년대 이주 농민들이 유입되고 작물 재배 기술과 살충제가 발달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브라질 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콩 수출 규모는 8천330만t으로 전년보다 22.2% 증가했다.
브라질산 콩의 최대 고객 역시 중국이다.
중국의 브라질 콩 수입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수입선에 변화를 주면서 지난해 30% 가까이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산불이 미·중 무역전쟁과 상관없는 딴 세상 얘기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매년 3천만∼4천만t을 미국에서 수입했는데 무역전쟁이 벌어진 뒤로는 올해 4월까지 1년 동안 7천100만t을 브라질에서 사들였다. 이는 2014년 한해 브라질의 전체 콩 수출량과 맞먹는 양이다.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농산물 수입 대미 의존도를 낮추고 남미 시장에 눈을 돌리자 새로운 농지 투자도 늘고 있다.
아마존에서 개간된 면적의 6.5%는 농지로 사용되고 있는데, 2006년 새로 삼림을 개간한 곳에서 생산된 콩의 구매를 중단하는 조치가 시행되면서 농지에서 콩 재배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은 줄고 있다.
바티스타는 "2008년 이후부터 삼림이 사라진 곳에서 콩을 심은 농지의 비율은 2%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마존 열대우림에 이어 두 번째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삼림인 세라도 사바나 지역이 콩 재배지로 개발되고 있다. 아마존 지역을 규제하자 풍선 효과처럼 다른 열대우림으로 개발이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브라질 환경·재생가능 천연자원 연구소(Ibama)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19일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산불은 7만2천800여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 늘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많은 산불이 가뭄이나 의도적인 인간의 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정확히 누구의 책임인지 따지는 게 어렵지만, 중국의 콩 수입 확대는 삼림 개발을 막으려는 노력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산불로 인한 아마존 파괴가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치닫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군 병력을 동원해 산불을 진화하고 환경 훼손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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