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G7 회담장 깜짝 방문…美와 만남은 불발(종합)

입력 2019-08-26 10:06  

이란 외무장관, G7 회담장 깜짝 방문…美와 만남은 불발(종합)
중재자 자처 마크롱 '기획'…미국, 프랑스 중재 노력에 '시큰둥'
6개국 정상, 트럼프에 '핵 합의 복귀' 설득 나섰지만, 이견 여전
이란 외무 "어렵더라도 노력할 가치 있다"…5시간 머문 뒤 귀국



(비아리츠[프랑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이광철 기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진행 중인 프랑스 휴양도시 비아리츠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
그는 '깜짝 초청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면담하고 영국·독일 정부 당국자들과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위기의 해법을 논의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대화 상대인 미국 측 인사들은 만나지 못했다.
예정에 없던 미국과 이란의 만남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회담장 주변에서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을 제외한 6개국 정상은 이란을 상대로 '최대한의 압박' 전략을 고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했지만, 견해차가 여전해 논의에 큰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항공편으로 비아리츠에 도착, 초청장을 보낸 마크롱 대통령과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을 면담했다. G7 공식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원탁 테이블에 마크롱 대통령, 르드리앙 장관과 마주 앉아 대화하는 사진 2장을 트위터로 공유하고는 "건설적 대화를 위한 이란의 적극적 외교는 계속된다"면서 "가야 할 길은 어렵지만 노력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사진 속에서 그는 활짝 웃는 모습이다.
자리프 장관은 영국, 독일 측에도 핵합의 유지 노력과 관련한 자국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정부와 3시간을 대화하고 비아리츠에는 모두 5시간가량을 머물렀으나 테헤란행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 미 당국자들과는 만나지 않았다. 미국 당국자들도 자리프 장관과 만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란 외무 장관의 깜짝 방문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이란 문제의 중재자를 자처했던 마크롱 대통령의 '기획'이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프랑스 고위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취재진에 자리프 장관의 방문은 언급을 피하면서 미국 정부가 이란과 대화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프랑스는 자리프 장관이 G7 회담장에서 프랑스 및 영국·독일 정부 측과 연쇄 접촉한 것이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프랑스 당국자는 자리프 장관과 마크롱 대통령의 만남 뒤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은 채 "만남은 긍정적이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자리프 장관과 핵심 쟁점인 미국의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 완화를 포함해 이란의 핵합의 준수를 전제조건으로 한 경제적 보상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핵합의 유지 조건으로 하루 최소 70만 배럴, 최대 150만 배럴의 원유 수출 허가를 원하고 있다.
이란 핵합의 유지를 위해 이란과 미국을 상대로 설득 외교를 벌여온 마크롱은 G7 정상회의 개막 직전인 23일에도 자리프 장관을 엘리제궁에 초청, 대이란 제재 완화 등 경제적 보상책을 제안하고 이란의 핵합의 복귀·의무사항 준수를 촉구했다.
자리프 장관을 G7 정상회의에까지 깜짝 초청해 대화의 물꼬를 터 보려는 프랑스의 노력은 아직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오찬에서 2시간가량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핵합의 복귀를 설득한 데 이어 만찬 자리에서도 다른 정상들과 함께 이란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지만 그를 핵합의 복귀로 설득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마크롱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서 이란 문제와 관련해 혼란을 빚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CNN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5일 프랑스 언론에 "(G7 정상들이 이란 문제에 대해) 합동 메시지를 내고 화해 조치를 이어가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가 이란에 메시지를 보내는 문제를 마크롱과 합의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다. 그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하자 "프랑스의 입장에서, 어제 대화 맥락에서 얘기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어느 나라가 이란 문제에 대한 그의 계획을 지지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는 질문을 받자 "그런 계획들은 우리 각자가 계속하는 것이다. G7은 비공식 모임이다. 공식 권한은 없다"고 답했다.
한 유럽국가의 외교당국자는 만찬장에서 나머지 6개국 정상들이 이란 핵합의 유지를 위해 트럼프를 설득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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