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눈앞인데 일정 못 잡아…백악관-스포츠계 갈등 속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올해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초청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년 NFL 결승전인 슈퍼볼에서 승리한 팀은 전통적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대통령과 축하 행사를 해 왔으나, 올해는 백악관과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방문 일자를 합의하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다음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의 훈련 스케줄이 갈수록 빡빡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방문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뉴잉글랜드는 올해 통산 6번째 NFL 우승을 차지했으며, 과거 5차례 백악관 방문은 모두 4∼5월에 이뤄졌다.
백악관과 뉴잉글랜드는 방문 일자가 합의되지 않은 것이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향후 날짜가 잡힌다면 백악관은 그들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NYT와 인터뷰한 뉴잉글랜드 소속 선수 3명은 백악관 행사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 중 한 명은 차라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답했다.
뉴잉글랜드 소속 선수들은 2017년 NFL 우승 후 백악관에 초청받았을 때도 20여명이 불참한 바 있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스포츠계의 불편한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당시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이었던 콜린 캐퍼닉 등이 흑인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항의해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무릎을 꿇는 시위를 벌인 것을 애국심 부족이라고 비난하면서 해당 선수들을 퇴출하라고 종용, 한동안 스포츠계와 대립각을 세웠다.
작년에는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 간판선수들이 잇달아 불참 의사를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 하루 전 초청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2018년 미국프로농구(NBA)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백악관을 찾는 대신 오바마 전 대통령을 만나고, 2019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결승에서 승리한 버지니아대 선수단이 백악관 초청을 사절하는 등 다른 종목으로도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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