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마지막 순간까지 갈 것…'안전장치' 폐기해야"
"이란, 핵합의 준수하고 다시 대화 나서야" 촉구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여전히 브렉시트(Brexit)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에 조금 더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을 묻자 "낙관하는 쪽에 조금 더 무게가 있다"(marginally more optimistic)고 밝혔다.
다만 브렉시트 협상 과정은 매우 어려울 것이며, 여전히 양측 간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EU는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합의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협상이 10월 31일 브렉시트 예정일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필요하다면 합의 없이 EU와 결별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노 딜' 브렉시트를 위해 의회 정회를 추진할지를 묻자 즉답을 회피했다.
대신 그는 영국 국민들은 브렉시트가 매일 뉴스 1면에 나는 것에 지쳐있다며, 10월 말까지 이를 완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브렉시트 합의를 원하지만 이는 EU에 달려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EU 탈퇴협정에 포함된 '안전장치'(backstop)가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탈퇴협정에 포함된 '안전장치'는 아일랜드 국경에서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존슨 총리는 이날 다시 한번 브렉시트 합의가 없다면 영국이 390억 파운드(약 58조원)에 달하는 브렉시트 재정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전체 재정분담금 중 얼마만큼을 지급할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EU에 지급하지 않는 재정분담금은 영국의 정책 우선순위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EU가 브렉시트를 중단시키려는 영국 일부 하원의원들의 잘못된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브렉시트가 중단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존슨 총리가 EU 정상들에게 분명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오는 27일 다른 야당 대표들과 회동해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킨 뒤 자신이 임시 총리를 맡아 조기 총선과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치르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조 스위슨 자유민주당 대표 등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한편 존슨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유조선 억류 등으로 갈등을 빚은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계속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핵합의 서명국 중 하나인 영국은 그동안 미국의 일방적 탈퇴에도 불구하고 핵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존슨 총리는 "이란은 절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면서 "지금이 다시 핵합의에 복귀해 대화를 재개하는 한편, (중동) 지역에서 지장을 주는 행위를 중단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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