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 내부자들 2007년처럼 자사주식 팔아치운다

입력 2019-08-27 10:11  

美기업 내부자들 2007년처럼 자사주식 팔아치운다
"경기침체 등 우려 확산" vs "보수 늘리려는 단순 매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에서 주요 기업 고위 경영자와 같은 내부자들의 자사주식 매도세가 최근 들어 거세지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속에 기업 자신감 위축의 방증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추적하는 업체인 트림탭스 인베스트먼스 리서치에 따르면 기업 내부자들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6억 달러(약 7천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팔았다.
기업 내부자들의 매도 규모가 총 100억 달러(약 12조1천200억원)를 초과한 달은 올해 들어 8월이 다섯 번째로 기록됐다.
내부자들의 100억 달러 이상 자사주 매도가 한 해에 5개월 이상 나타난 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있던 2006년, 2007년 두 차례밖에 없었다.
최고 경영자나 임원, 주요 주주 같은 내부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기업의 자신감과 연계돼 해석되곤 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그에 따른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시점에 내부자들의 매도세가 커지면 기업이 닥쳐오는 난제를 두려워한다는 점이 드러날 수 있다.
트림탭스의 애널리스트인 윈스턴 추아는 "이번 상황은 자신감 결핍을 의미한다"고 잘라 말했다.
추아는 "내부자들이 자기주식을 파는 것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아 팔고 나가기에 적절한 시기로 본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경영자들이 평범한 투자자들보다 주가 동향을 더 잘 파악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부자 매도세가 거세지는 현상은 해당 기업에 대한 흉조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내부자들의 자사주식 매도가 기업들의 자신감 결여보다는 단순히 경영인들의 보수가 줄어드는 데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창업자인 니컬러스 콜러스는 "대다수 임원은 이익 증가율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며 "보너스 증가가 주춤해질 것 같으면 그 격차를 메우려고 주식을 판다"고 말했다.
다만 콜러스는 내부자 매도세가 강해졌다는 점은 내부자들이 올해 이익 증가가 힘들 것으로 본다는 징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도의 반대편에서 기업 자신감을 과시하는 의미로 단행되는 자사주 매입은 증가세가 둔화했다.
트림탭스에 따르면 어닝시즌에 이뤄진 하루 평균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4천300억원)로 2년 만에 최저였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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