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대통령 "제재 풀어야 대화"…美와 정상회담에 '강경'(종합)

입력 2019-08-27 17:11  

이란대통령 "제재 풀어야 대화"…美와 정상회담에 '강경'(종합)
"미국, 참회하고 핵합의 복귀해야 이란도 변화"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지난해 복원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순교자 추념행사에 참석해 "미국이 먼저 부당한 불법 제재를 모두 해제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야만적인 제재를 먼저 제거하지 않으면 현재 교착상황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연설했다.
이어 "이란과 미국이 바르게 발전하는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라며 "그들이 참회하고 이란의 권리를 인식해 핵합의에 복귀해야 우리도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의 비핵화만 원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핵무기를 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우리의 국익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핵합의 이행 범위를 계속 축소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핵합의 위기 해결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정상회담 여건이 조성됐다면서 앞으로 수 주 내로 회동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로하니 대통령에게 전화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남을 받아들이면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미·이란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여건이 올바르게 조성되면 이란 대통령을 만나겠다"라고 화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언급 뒤 미국과 이란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프랑스의 중재로 물밑에서 상당히 진전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분석은 같은날 로하니 대통령의 연설과 맞물려 설득력이 커졌다.
로하니 대통령이 26일 "어떤 이를 만나 이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국익을 위해 주저하지 않겠다"라고 언급하자 서방 언론은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란 국영방송은 이 보도에 대해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핵합의에 복귀해야 그들과 다시 협상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보도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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