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도 국회의장 "정부와의 대화 효과 없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일종의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구성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위한 공세를 강화했다.
과이도 의장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와 경제 등의 분야 5명의 인사로 구성된 내각을 공개했다고 엘나시오날 등 베네수엘라 언론이 전했다.
현재 수도 카라카스의 스페인 대사관저에 피신 중인 레오폴도 로페스와 콜롬비아에 망명 중인 훌리오 보르헤스 등 야권 인사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정권 이양과 대선 등을 준비하게 됐다.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대통령이 재취임한 직후인 지난 1월 자신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하며 마두로 퇴진 운동의 구심점이 됐다. 야권은 마두로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대선이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곧이어 세계 각국에 대사를 임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결집하고 나섰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50여 개국이 과이도 의장에 지지를 표했다.
그러나 이후 7개월이 흐르는 동안 야권의 한 차례 군사봉기 시도와 여러 차례의 대화 시도가 모두 무위로 돌아가며 마두로 대통령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4월 말 군사봉기 시도 실패 후 정부와 야권은 노르웨이 정부의 중재로 대화를 이어갔으나 이달 초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강화 이후 마두로 대통령 측이 대화를 중단한 상태다.
이날 과이도 의장은 정부와의 대화가 "효과가 없었다"고 시인하며 "지금으로서는 대화 재개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대화를 이용하는 것이라면 베네수엘라 국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동시에 정부 인사들과도 접촉하며 마두로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있는 미국 대사관 내에 베네수엘라 업무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지난 3월 베네수엘라 내 미국 대사관을 폐쇄한 바 있다. 이번에 문을 연 사무소에서도 영사 업무는 담당하지 않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새로 생긴 사무소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 회복, 베네수엘라 국민의 안전과 안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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