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불법 저질러도 사면해주겠다고 해"…트럼프는 "가짜뉴스"라며 부인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핵심 공약인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이 지연되자 해당 토지를 몰수해서라도 임무를 완수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잇단 회의에서 어떤 수를 써서라도 멕시코 국경 장벽을 건설하라고 지시하면서 여러 차례 '토지 몰수' 방안을 거론했다.
그는 또한 만약 국경 장벽 건설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참모가 있다면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사면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WP에 이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확인했으나, 그가 토지 몰수 방안을 심각하게 제안하거나 참모들에게 불법행위를 하라고 공식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을 할 때 "윙크를 했다"면서 그가 농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WP 보도 내용은 "(나를) 비하하고 깎아내리려고 꾸며낸 이야기"라며 "완전 허구, 가짜뉴스"라고 부인했다.
초강경 이민정책을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행위에 대한 사면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4월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에게 불법 이민 차단을 위해 멕시코 국경을 폐쇄하라고 지시하면서도 만약 매컬리넌 대행이 법적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면 사면해 주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백악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한 것일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미 언론은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에게 자랑할만한 성과에 목마른 트럼프 대통령이 조바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는 지금 불안한 주식시장에 직면해 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는 금리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는 물러서기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성공담을 들려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1월까지인 첫 임기 내에 멕시코 국경에 500마일(805㎞) 길이의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미 당국에 따르면 차량 통행을 막는 장애물 등을 포함해 현재 장벽이 설치된 구간은 60마일(97㎞)에 그치고 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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