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트럼프 北미사일 트윗에 "대통령직 품위 떨어트려"

입력 2019-08-30 00:23   수정 2019-08-30 00:55

매티스, 트럼프 北미사일 트윗에 "대통령직 품위 떨어트려"
'동맹 존중' 원칙 강조하며 "내가 어떻게 느낄지 분명하지 않으냐"
인터뷰 발언…내달 3일 발간 예정 저서 내용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해 그 의미를 축소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대통령직의 품위에 어긋난다고 뼈있는 비판을 가했다.
내달 3일(현지시간) 저서 발간을 앞두고 미 시사지 애틀랜틱과 한 인터뷰에서다.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의 매티스 전 장관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함께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견제와 균형' 역할을 하며 '어른들의 축'으로 불렸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방침에 '반기'를 들며 전격 사임했다. 그는 이달초 미 군수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매티스 전 장관은 29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들에 대해 '소형 단거리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온 데 대한 입장을 요구받자 "완곡한 어법을 사용해서 말한다면 어떠한 해병대 장성이 됐든 미국의 고위 공직자가 됐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역효과를 낳고 대통령직의 품위를 떨어트리는 것이라는 걸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발간될 자신의 저서를 언급, "이런 식으로 말해 보겠다. 나는 우리의 군대를 존중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동맹을 존중하는 원칙에 근거한 책을 썼다"며 "내가 그와 같은 일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 꽤 분명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매티스 전 장관이 이번 인터뷰에서 "행정부를 떠날 때는 침묵의 의무를 지니게 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하려는 태도를 보인 점에 비춰보면 이 언급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기조를 놓고 상당히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매티스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명백한 정책 차이로 인해 행정부를 떠나게 될 경우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이 나라를 지킬 가능한 한 많은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침묵의 의무'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나는 최고사령관을 조금도 좋아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시스템이 그곳에 군통수권자를 배치한 것"이라며 "우리가 진정한 위협들과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그(트럼프)를 추가로 약화시킬 경우 그들(북한)이 무언가를 발사하기 시작할 때마다 우리가 한반도에서 전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고강도 공격은 자제했다.
그러나 매티스 전 장관은 "내가 침묵해야 할 시기가 있다"면서도 "그것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적정한 시점에 본격적으로 침묵을 깰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매티스 전 장관은 또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사임한 것과 관련해 "나는 떠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며 '동맹'의 중요성을 거론한 자신의 사임 서한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40년에 걸친 나의 (군) 경험에 비춰볼 때" 더는 버틸 수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재임 시 동맹을 중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던 매티스 전 장관의 책 발간은 시점상으로 공교롭게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및 이에 따른 미 정부의 공개 비판,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 군사훈련 폄하 및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압박 등으로 인해 한미동맹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어서 그 내용이 주목된다.
북한 문제나 주한미군 철수 검토 등 한반도 관련 비사가 추가로 공개될지도 관심이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발췌본에 따르면 매티스 전 장관은 이번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동맹이 있는 국가는 번영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는 쇠퇴하게 된다"며 전통적인 우방국들과 동맹의 가치를 폄훼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작심비판했다.
앞서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출신인 밥 우드워드가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백악관 내부 혼란상을 폭로한 내용으로 펴낸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에 따르면 매티스 전 장관은 지난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 등과 관련, "초등학교 5∼6학년 수준의 이해력과 행동을 보인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17년 9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검토할 당시 "김정은은 우리 국가안보에 가장 즉각적인 위협"이라며 "우리는 동맹으로서 한국이 필요하다. 무역이 이 문제와 연관된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게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 전 장관은 이번 저서 발간을 계기로 틸러슨 전 장관, 켈리 전 비서실장 등 퇴임 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가했던 전직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대열에 합류하는 모양새여서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안보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각을 세울지도 관심을 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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