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대표단에 참여…교육철학은 "행복한 수학자 되자"
(인천=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대회에서 한국대표단은 역대 최고점수 기록, 만점자 배출, 대표단 2명 2년 연속 금메달 수상 등 겹경사를 맞았다. 이런 성과의 뒤에는 송용진 단장(인하대 수학과 교수·한국수학올림피아드 위원장)의 노력이 있었다. 문제 출제와 대표단 교육, 대회 인솔까지 어느 것 하나 송 단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송 단장이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4년 넘는 기간 대표단을 이끌어 온 셈이다.
29일 인하대에서 만난 송 단장은 오랜 기간 이 일을 맡아온 원동력으로 '보람'을 꼽았다.
그는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여야 하는 일이지만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기쁘다"며 "IMO가 훌륭한 수학자와 과학자를 키워내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회를 통해 학계에는 이미 걸출한 수학자들이 여럿 배출됐다. 김영훈·서인석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김상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등이 모두 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 출신이다.
송 단장은 대표단 학생들에게 늘 '행복한 수학자가 되자'고 말한다. '최고' 보다 '즐거움'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이 분야에 발을 디디게 되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내야 한다"며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나 학생들이 경력단절이나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8년 이후 우리나라 대표단은 매년 IMO에 참여해 우수한 성적을 내며, 현재 '수학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첫 출전 성적은 22위였지만 2012년 첫 종합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7년에도 1위에 올랐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앞으로는 기반 학문인 수학과 이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게 됐다. 그는 "수학은 우주와 자연을 이해하는 언어"라며 "이런 언어를 개발하고 능숙하게 구사하는 미래의 수학자를 발굴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더 좋은 수학자들이 나오고, 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뛸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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