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억류 인사 교환 두고 혼선…예상깨고 석방·교환 연기

입력 2019-08-30 18:58  

러-우크라 억류 인사 교환 두고 혼선…예상깨고 석방·교환 연기
우크라, 친러 기자 석방으로 '물꼬'…양국 관계 개선 협상 일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는 옛 소련 국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정치적 이유 등으로 서로 억류하고 있는 상대국 인사들을 석방해 교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제 교환 성사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타스·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억류 인사 교환 합의가 이루어졌고 러시아 감옥에서 복역 중이던 유명 영화감독 올렉 센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인들을 태운 여객기가 이날 새벽 모스크바에서 출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으나 뒤이어 이 같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 공보관은 이날 오전 "오늘 교환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확한 (교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크림병합 등으로 최악의 갈등 관계에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억류 인사 석방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으로 지난달 중순 이루어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첫 전화 통화에서도 억류자 교환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뒤이어 러시아 인권담당 특사가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 담당 특사와 만나 억류 인사 목록을 교환하고 이들의 석방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이 교환한 명단에는 러시아에 억류 중인 우크라이나인 150명, 우크라이나에 억류 중인 러시아인 34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억류 인사 교환은 먼저 우크라이나 당국이 친(親)러시아 활동을 한 혐의로 국가 반역죄로 기소돼 구속 재판을 받아오던 우크라이나 기자 키릴 비쉰스키를 지난 28일 석방하면서 물꼬를 텄다.
이후 우크라이나가 비쉰스키 석방으로 러시아에 화해 제스처를 보인 만큼 러시아도 크림병합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다 체포돼 북극해에 면한 야말네네츠크 자치주의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우크라이나 영화감독 센초프 등을 러시아 측이 석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케르치 해협에서 우크라이나 군함들이 러시아에 나포될 당시 체포된 우크라이나 승조원 24명도 교환 대상자 명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뒤이어 신임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루슬란 랴보샤프카는 30일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교환이 시작됐다. (러시아에 억류 중이던 우크라이나) 승조원들과 센초프 등이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전하면서 실제로 억류자 교환이 시작된 것으로 보였다.
러시아에 억류돼 있는 우크라이나 인사들의 가족과 기자들은 특별기 도착을 기대하며 30일 아침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공항으로 모여들기도 했다.
하지만 곧이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과 국가보안국은 억류자 교환 성사 소식을 부인하면서 아직 협상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모스크바 소식통을 인용해 "아직 교환이 시작되지 않았으며 필요 서류 작성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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