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예정됐고 통화도 이뤄져…9월 회담 이어질 것으로 추측"
"무역협상, 中의 홍콩 대응 누그러뜨려…中, 정말로 합의 원해" 주장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일부에 대해 15%의 추가 관세를 예정대로 부과하되 중국과의 무역 협상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무역을 둘러싼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중국이 홍콩 시위사태에 좀 더 온건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다음 달 1일부터 대중국 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되느냐는 질문에 "예정대로 진행 중(They are on)"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지난 23일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5%와 10%의 추가 관세를 9월 1일과 12월 15일로 나눠 부과한다고 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두 차례에 나눠 추가로 물리겠다고 응수했다.
내달 1일부터 관세가 부과되는 중국산 수입품의 규모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수입 규모를 토대로 다음 달 1일부터 약 1천70억달러, 12월 15일부터는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약 1천56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이 관세부과 대상이 된다고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현재 25%의 관세율을 적용받는 2천50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서도 오는 10월 1일부터 관세율을 30%로 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이 예정대로 추가 관세 부과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미·중 고위급 협상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합의한 양국 간 9월 무역 협상이 예정돼 있다면서, 미국 관료들이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중국과 대화를 하고 있다. 회담이 예정됐고 전화 통화가 이뤄지고 있다. 9월에 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추측한다. 그건 취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회담 일정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30일 오전 양측이 효과적인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부과한 추가 관세가 상품 가격에 전가돼 미국 업체와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란 비판에 대해선 "잘못 운영되는 많은 업체가 관세 탓을 하려 한다. 이건 관세가 아니라 형편없는 경영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 협상이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한 중국의 대응 수위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무역 논의가 없었다면 더 많은 폭력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중국은 폭력이 무역 합의에 나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한 뒤 "내가 무역에서 하는 것 때문에, 실제로 (중국은 대응) 강도를 낮추고 있다. 중국은 정말로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중국과 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게 시 주석이 될지는 내가 말해줄 수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온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너스 금리(역금리) 상황을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폭발사고 흔적이 남은 이란 국립 우주센터 로켓 발사대의 위성사진을 이날 트위터로 공개한 것이 군사기밀 누출이 아니냐는 비판에는 "우리는 사진이 있었고, 내가 공개했다. 난 그렇게 할 권한이 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이란 셈난주 이맘 호메이니 우주센터에서 위성 발사체 발사가 실패해 연기가 치솟는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란은 올해 1월과 2월에도 위성 발사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미국은 이란이 위성 발사를 핑계로 탄도미사일을 개발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jbryoo@yna.co.kr,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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