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서 시위대-경찰 또다시 폭력 충돌(종합)

입력 2019-08-3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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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서 시위대-경찰 또다시 폭력 충돌(종합)
경찰, 최루탄·물대포 발사…시위대, 벽돌·화염병으로 맞서
일부 시위대 성조기 흔들어…잇단 폭력사태로 '중국 자극' 우려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홍콩 경찰의 불허 결정에도 불구하고 열린 31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주말 시위에서 또다시 경찰의 물대포와 시위대의 화염병이 충돌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P 통신, AFP 통신 등에 따르면 13주째 이어진 이 날 시위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또다시 경찰과 시위대간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중국 무장 경찰의 개입 우려 속에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2주 전 주말 집회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경찰은 입법회 건물 부근에서 벽돌을 던지는 시위대에 맞서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이에 대항해 화염병으로 맞섰다.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으로 정부청사 외부에 설치된 바리케이드에 불이 붙고, 시위대가 대형 새총으로 경찰을 향해 벽돌을 발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파란색 염료가 들어간 물대포를 발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앞서 과격 시위대를 식별해내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쓸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고를 반복한 후,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최소한의 경찰력을 투입했다"면서 "경찰청사에 화염병이 날아들기도 했다. 시위대에 모든 위법행위를 중단하고 즉각 떠날 것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진압경찰을 피해 장소를 옮겨가며 시위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정부청사가 홍콩주둔 인민해방군 사령부 건물과 인접해있는 만큼, 정부청사 부근에서 시위가 계속될 경우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은 지난 2014년 8월 31일 홍콩 행정장관 간접선거제를 결정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
애초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센트럴 차터가든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행진을 하며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은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날 오후 경찰의 집회 금지 명령을 비껴가기 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종교 집회 형태로 십자가를 들고 찬송가를 부르거나, 도심에서의 '대규모 쇼핑 여행'을 내세워 거리를 행진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행진 대열에는 중국 오성홍기를 연상시키는 붉은색 바탕에 노란 별로 나치 상징인 스와스티카 문양을 그려 넣은 대형 천이 등장했다.
천에는 '차이나'와 '나치'를 합성한 것으로 보이는 '차이나치(CHINAZI)'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또 일부 시위 참가자는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의 개입을 촉구했고, 검은색 복장의 한 시위 참가자는 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10월 1일) 축하 문구를 찢고 훼손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홍콩 당국은 이날 중련판 인근 지하철역의 지하철 운행을 중단하고 역사를 폐쇄했으며, 홍콩 도심인 애드미럴티에서는 이날 오후 폭력충돌로 일부 도로구간이 폐쇄돼 교통체증을 빚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5시 30분께 홍콩 시내 쿤통(觀塘) 지역에서 20cm 길이 칼과 다른 무기 등을 소지한 혐의로 남녀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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