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도 '마무리 단계' 언급했으나 공격 수위 다시 높여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반군 조직 탈레반과 18년간의 전쟁을 종식할 평화협정을 타결짓는 "문턱까지 왔다"고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특사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할릴자드 특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아프간 측과 지속 가능한 평화를 논의할 기회의 문을 열고, 폭력 사태를 줄일 협상(타결)의 문턱에 다다랐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이날 오후 아프간 수도 카불을 방문해 지난달 22일부터 8일간 열린 9차 평화협상의 후속 회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협정이 "미국은 물론 동맹을 비롯한 다른 어떤 나라에도 위협을 끼치지 않을, 통일되고 독립된 아프가니스탄"을 만드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탈레반의 대외 창구인 카타르 도하 정치사무소의 수하일 샤힌 대변인은 평화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지만, 합의까지 남은 장애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평화협정에선 미국이 아프간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대가로 탈레반이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아프간이 서방 공격의 전초기지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프간 정부와 반군인 탈레반 간 권력분점, 정전(停戰)문제 등도 핵심내용을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에서 집권했던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보호했다는 이유로 그해 말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지만, 이후 세력 회복에 성공해 현재 아프간 전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상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아프간에서 철군해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래 계속된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했고, 미국 측은 지난해부터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탈레반과 대좌했다.
미국은 탈레반과의 협상을 아프간 대선이 시행되는 9월 전에 끝내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해왔다.
미국과 탈레반은 올 초 아프간 내 국제 테러조직 불허 등을 조건으로 현지 외국 주둔군을 모두 철수하는 내용의 평화협정 골격에 합의했지만, 철군 조건과 시기,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대화 등 세부 사항에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였다.
지지부진해지던 협상은 지난달 초 8차 협상을 거치면서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협상이 진전되는 가운데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 막바지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일례로 탈레반 반군은 지난달 31일 아프간 북부 쿤두즈 지역을 집중 공격했다.
아울러 탈레반은 이달 28일로 예정된 아프간 대선과 관련해 "선거를 보이콧하라"고 아프간 국민을 상대로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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