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유엔·비정부기구에 가족결합 신규 신청 중단 가능성 설명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사태가 벌어지면 EU 내 난민 아동이 영국에 있는 가족과 합류하는 길이 완전히 차단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내무부는 EU 탈퇴, 즉 브렉시트 예정일을 앞두고 현행 난민 아동의 가족 재결합제도 운영 중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일간 '가디언'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영국은 EU 회원국에 적용되는 '더블린 규약'에 따라 EU에 체류하는 난민 아동에게 영국내 가족과 합류를 허용한다.
그러나 영국이 '미래관계'에 관한 합의 없이 EU를 떠나게 되면 더블린 규약 준수 의무를 벗게 된다.
내무부는 최근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EU 내 난민 아동의 영국 내 가족·친지 재결합 신청을 더는 접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방침을 유엔난민기구(UNHCR)와 비영리 기구에 비공식적으로 설명했다.
영국 내무부 대변인도 "EU를 떠나는 날까지 해결되지 않는 가족 결합 요청은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탈퇴 이후 더블린 규약 의무를 지지 않을 계획임을 확인했다.
UNHCR의 한 대변인은 "영국이 협상 타결 없이 EU를 떠나게 된다면 EU 내 난민 아동과 가족의 이동·결합을 명시한 더블린 규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면서 "난민과 무국적자를 위한 여러 장치가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협력하기를 영국 정부와 EU 각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난민 활동가와 인권 변호사들은 브렉시트 예정일을 앞두고 최대한 많이 가족 결합 신청을 하고자 애쓰는 상황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더블린 규약 외에, EU에 도착한 난민 아동이 영국내 가족과 합류하는 제도는 '덥즈법'(Dubs scheme)이 유일한데, 앞서 영국 정부는 그 대상 인원을 3천명에서 480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난민 지원 전문가들은 영국이 난민 아동의 가족 결합제도 운용을 중단한다면 이를 기다려온 난민 아동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중해 등을 거쳐 EU에 도착한 난민 아동들은 가족 결합제도에 기대를 걸고 당국의 통제를 따르고 있는데, 그러한 기대가 사라진다면 이들이 그리스나 이탈리아에 머무를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스 비영리기구인 '난민 법률 지원'의 에피 스타토포울루는 "영국에 갈 수 있는 안전한 길이 완전히 막힌다면 청소년들은 그냥 도망쳐서 (프랑스) 칼레에서 트럭이나 보트에 올라타 해협을 건너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법으로 영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착취를 당할 우려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난민 지원단체 '세이프 패시지 인터내셔널'의 베스 가디너-스미스 대표도 "정부가 가족 결합제도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치명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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